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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자료/연종집요

(三) 연지대사의 말

(三) 연지대사의 말

 

 

학불(學佛)하는 사람은 장엄(莊嚴) 형적(形迹)은 물론하고 오직 진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귀중한 일이니 재가(在家)한 거사(居士)는 반드시 치의(緇衣) 도건(道巾)을 입을 것 없고, 유발(有髮)의 사람은 상복(常服)으로 염불하되 반드시 목어(木魚)등을 쳐야 하는 것이 아니며, 한정(閑靜)을 좋아하는 이는 고요히 염불하고 반드시 여러 동반(同伴)으로 회(會)를 만들 필요가 없으며, 번잡함을 싫어하는 사람은 문을 닫고 염불하고 반드시 사암(寺菴)에 들어가 경전(經典)을 들을 것이 없으며, 글자를 아는 이는 교(敎)에 의하여 염불할 것이요 千리에 가서 소향(燒香)하는 것이 집에 앉아서 염불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사사(邪師)를 공양하는 것이 부모에게 효순(孝順)하면서 염불함과 같지 못하며, 널리 마우(摩友)를 사귀는 것이 독신으로 청정하게 염불하는 것만 못하며, 내생(來生)에 기고(寄庫)하는 것이 현재에 복을 지으면서 염불하는 것만 같지 못하며, 소원(所願)을 양도(禳禱)하는 것이 회과자신(悔過自新)하면서 염불하는 것만 같지 못하며, 외도문서(外道文書)를 익히는 것이 일자무식으로 염불함과 같지 못하며, 아무 것도 모르면서 선리(禪理)를 망담(妄談)하는 것이 진실하게 계율을 지니면서 염불함만 같지 못하며, 요귀(妖鬼), 영통(靈通)을 원하며 바라는 것이 인과(因果)를 정신(正信)하면서 염불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요점만 가려서 정확하게 말하면 마음을 단정히 하고 악을 멸하면서 염불하는 이를 선인(善人)이라 하고, 마음을 섭수(攝受)하고 산란(散亂)을 제하면서 염불하는 이는 현인(賢人)이라 하고, 마음에 깨닫고 혹(惑)을 끊으면서 염불하는 이를 성인(聖人)이라 한다.

세상 사람은 누구를 물론하고 모두 염불할 수 있으니 염불 법문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물을 것 없이 일심으로 염불만 하면 극락에 왕생할 수 있는 것인즉 한 사람도 염불하지 못할 사람이 없다.

 

가령 부귀한 사람은 의식이 넉넉하니 염불하기 좋고, 가난한 사람은 집이 작고 성가심이 적으니 염불하기 좋고, 자손이 있는 사람은 나의 힘을 덜어 주니 염불하기 좋고, 자손이 없는 사람은 마음에 거리낄 것이 없으니 염불하기 좋고, 무병한 사람은 몸이 건강하니 염불하기 좋고, 병 있는 사람은 죽을 때가 가까운 줄 아니까 염불하기 좋고, 한가한 사람은 마음이 번거롭지 아니하니 염불하기 좋고, 바쁜 사람은 바쁜 중에라도 틈을 탈 수 있으니 염불하기 좋고, 출가한 사람은 세간을 뛰어 났으니 염불하기 좋고, 집에 있는 사람은 이 세계가 화택(火宅)인 줄을 아니 염불하기 좋고, 총명한 사람은 정토 일을 잘 아니 염불하기 좋고, 어리석은 사람은 별로 능한 것이 없으니 염불하기 좋고, 계행을 가지는 사람은 계행이 불법이니 염불하기 좋고, 경을 읽는 사람은 경이 부처님의 말씀이니 염불하기 좋고, 참선하는 사람은 선(禪)이 부처님의 마음이니 염불하기 좋고, 깨달은 사람은 불도를 증(證)하였으니 염불하기 좋은 것이다.

 

: 형적(形迹) 뒤에 남은 흔적의 뜻이다.

 

    재가(在家) 또는 거가(居家)라고도 한다. 집에서 불법을 닦는 것을 말한다. 또는 처자가 있고 세상일에 종사하는 속인 등을 말한다.

 

    치의(緇衣) 물들인 옷이란 뜻이니 승려가 입는 옷을 말한다. 흑색이 아니고 회색 비슷한 것이다.

 

    기고(寄庫) 장사(葬事)때에 망인(亡人)과 함께 동전(銅錢) 혹은 지전(紙錢)을 묻고 이것을 명부(冥府)에 부치어(寄) 망인의 죄를 면하기를 청(請)하는 것을 기고라 하고, 그 묻는 (錢)을 기고전(寄庫錢)이라 한다. 이것은 중국 송나라 때에 유행된 습속(習俗)이다.

 

    양도(禳禱) 신(神)에게 제사(祭祀)하여 재앙(災殃)을 없애고 행복을 비는 것을 말한다.

 

    회과자신(悔過自新) 자기의 잘못을 비판하여 허물을 뉘우치고 제 스스로 마음을 고치어 새롭게 함을 말한다.

 

    선리(禪理) 선종(禪宗)의 사리(事理)란 뜻이다.

 

    망담(妄談) 사리(事理)에 맞지 않는 말을 말한다. 망녕된 말. 망언(妄言)이다.

 

    영통(靈通) 신통하고 묘하게 통함을 말한다.

 

    습속(習俗) 옛 부터 내려온 습관들이 생활화된 풍속을 말한다. 또 세상의 일반적인 관습이란 뜻이다.

 

 

  

 (四)  우익대사(藕益大師)의 말

 

 

염불공부는 다만 진실한 신심(信心)이 귀중한 것이니

첫째로 나는 앞으로 될 불(佛)이요, 아미타불은 이미 이루어진 불(佛)로서 그 체(體)가 둘이 아닌 것인 줄을 믿을 것이고, 둘째로 사바(娑婆)의 고(苦)와 극락(極樂)의 낙(樂)을 믿어서 고를 싫어하고 낙을 구할 것이고, 셋째로 지금의 일거일동이 모두 서방극락세계로 회향(廻向)할 수 있음을 믿을 것이다.

 

만일 회향하지 아니하면 비록 상품선(上品善)이라도 왕생하지 못하고 회향할 줄 알면 비록 악행(惡行)을 지었더라도 빨리 상속심(相續心)을 끊고 참회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참회하는 힘만으로도 능히 왕생할 수 있거늘, 하물며 계(戒)를 가지고 복을 닦는 등 여러 가지 승업(勝業)으로 어찌 정토에 왕생하지 못할 이(理)가 있으랴.

 

염불 일문(一門)이 百千법문(法門)을 원섭(圓攝)하는데 염불이 정행(正行)이 되고 계(戒), 정(定), 혜(慧) 등이 조행(助行)이 되어 정(正) 조(助)를 합행(合行)하며 순풍을 만난 배와 같을 것이고, 다시 판삭(板索: 곧 널빤지와 밧줄)을 가하면 빨리 저 언덕(彼岸)에 이를 것이다.

염불의 법이 비록 많으나 지명염불(持名念佛)이 가장 간편하고 지명염불법 중에도 기수념(記數念)이 더욱 좋으니라.

 

자력(自力)으로 혹(惑)을 끊고 생사(生死)를 벗어나는 것을 수출삼계(竪出三界)라 칭하니 일이 어렵고 공(功)이 차차 이루어지는 것이고, 불력(佛力)으로 접인(接引)하여 서방에 왕생하는 것을 횡초삼계(橫超三界)라 칭하니 일이 쉽고 공(功)이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다.

 

혜원조사(慧遠祖師)는

「공(功)이 높고 낳기 쉽기로는 염불이 첫째라」 하였고 경(經)에는 「말세에는 億億 사람이 수행하여도 성도하는 사람이 드물거니와 오직 염불을 의지하면 도탈(度脫)할 수 있다」 하였으니 이는 마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 같아서 공력(功力)이 들지 아니하는 것인데 능히 서방의 지름길을 열성 있고 진실하게 믿고 지성으로 발원하며 일심으로 염불하여 왕생을 구하는 이는 참으로 대장부(大丈夫)라 하려니와 만약 참되지 못하고 원(願)이 간절하지 못하며, 행(行)에 진력하지 아니하면 이는 부처님의 대자비(大慈悲)로 주시는 배에 중생이 타기를 즐겨 하지 않는 것이니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니라

 

윤회(輪廻)하는 고를 빨리 벗으려면 지명염불(持名念佛)하여 극락에 왕생함을 구하는 것이 가장 좋고 극락에 왕생코자 하면 신(信)을 전도(前導)로 하고 원(願)을 후편(後鞭)으로 함이 가장 필요하니라.

신(信)이 결정되고 원(願)이 간절하면 흩어진 마음으로 염불하여도 반드시 왕생할 수 있거니와 신이 진실치 못하고 원이 지극하지 못하면 일심으로 염불하더라도 왕생하지 못하는 것이다.

 

신(信)이란 것은

(一) 아미타불의 원력(願力)을 믿고

(二) 석가모니불의 교어(敎語)를 믿고

(三) 육방(六方)제불(諸佛)의 찬탄(讚歎)을 믿는 것이니 세간의 성인(聖人)군자(君子)도 헛된 말이 없거늘 하물며 아미타불 석가모니불과 육방 제불이 어찌 헛된 말이 있으랴. 이것을 믿지 아니하면 참으로 구(救)할 수 없는 것이니라.

 

원(願)이란 것은

일체 시중(時中)에 사바(裟婆)에서 생사(生死)하는 고를 싫어하고 정토에서 보리(菩提)의 낙(樂)을 좋아하며, 선악(善惡)의 지은 바를 따라서 선(善)은 회향(廻向)하여 왕생하며, 악(惡)은 참회하여 왕생을 바라고 다시 두 뜻이 없을 것이니, 신과 원이 구비하면 염불은 정행(正行)이 되고, 악을 뉘우치고 고치면 선을 닦는 것이 모두 조행(助行)이 되어 공행(功行)의 깊고 얕음을 따라서 구품(九品) 사토(四土)를 나누어 왕생하게 되는 것이다 .

 

만약 깊은 신심과 간절한 원력(願力)으로 염불하면서도 염불할 때에 마음이 흩어져 어지러운 이는 하품하생(下品下生)에 날 것이고 염불할 때에 흩어져 어지러운 마음이 점점 적어진 이는 하품중생(下品中生)에 날 것이고 염불이 사일심불란에 이르러 먼저 견혹(見惑), 사혹(思惑)을 끊고 또 능히 무명(無明)을 복단(伏斷)하는 이는 상삼품생(上三品生)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신(信), 원(願)으로 지명염불하는 이는 능히 구품(九品)에 왕생함이 틀림없고 또 신, 원으로 지명염불하여 업장(業障)을 없애고 혹(惑)을 띠고 왕생하는 이는 범성동거정토(凡聖同居淨土)에 날 것이고 신, 원으로 지명염불하여 견혹 사혹을 모두 끊고 왕생하는 이는 방편유여정토(方便有餘淨土)에 왕생하고 신, 원으로 지명염불하여 일분(一分) 무명(無明)을 깨뜨린 이는 실보장엄토(實報莊嚴土)에 왕생하고 신, 원으로 지명염불하여 구경(究竟)의 곳(處)에 들어가 무명을 단진(斷盡)한 이는 상적광정토(常寂光淨土)에 왕생할 것이니, 그러므로 지명염불이 능히 사토(四土)를 정(淨)하는 것이 또한 틀림없는 것이다.

 

 

: 지명염불(指名念佛) 칭명염불(稱名念佛)과 같음.

 

    사토(四土) 범성동거정토(凡聖同居淨土), 방편유여정토(方便有餘淨土), 실보장엄정토(實報莊嚴淨土), 상적광정토(常寂光淨土)의 네 정토를 말한다.

 

    하품중생(下品中生) 또는 하중품(下中品)이라고도 한다. 구품왕생(九品往生) 중의 하나이다. 오계(五戒), 팔계(八戒), 구족계(具足戒), 등을 범(犯)하고 승물(僧物)을 훔치며 부정하게 법을 말하는 등 나쁜 일을 한 사람이 죽을 때에 아미타불의 고덕(高德)을 들은 까닭에 팔십억겁(八十億劫)동안 생사에 윤회할 죄를 덜고 화불(化佛)의 내영(來迎)을 받아 정토의 연꽃에 나서 육겁(六劫)을 지내고 연꽃이 되어 법문을 듣고 발심하게 된다.

 

    하품상생(下品上生) 또는 하상품(下上品) 이라고도 한다. 구품왕생(九品往生)의 하나이다. 대승경전을 비방하지는 않았으나 악업을 지은 범부가 죽을 때에 염불하여 오십억겁(五十億劫)동안 생사의 윤회할 죄를 덜고 화불(化佛), 화보살(化菩薩)의 내영(來迎)을 받아 정토에 왕생하여 칠일 동안을 지내고 연꽃이 피어서 법문을 듣고 발심하게 된다.

 

    사일심불란(事一心불亂) 사일심(事一心)은 귀투(歸投 곧 돌아가 의탁함)의 뜻이니 부처님의 명호를 집지(執持)하여 일심으로 향왕(向王)하는 뜻이다.

 

    중삼품생(中三品生) 중품상생(中品上生), 중품중생(中品中生), 중품하생(中品下生)의 세 품생을 말함이다.

 

    복단(伏斷) 복(伏)은 제복(制伏 곧 어거[馭車]해서 굴복시킴)이요, 단(斷)은 단절(斷絶 곧 끊어버림)의 뜻이니 번뇌를 제복하여 한 동안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복혹(伏惑), 아주 끊어버려 끝내 다시 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단혹(斷惑)이라 한다.

 

    상삼품생(上三品生) 상품상생(上品上生), 상품중생(上品中生), 상품하생(上品下生)의 세 품생을 말한 것이다.

 

 

 

   (五) 육조대사(六朝大師) 의 말

 

 

「선정쌍수집요(禪淨雙修集要)」에는 옛 적에 한 사람이 육조대사(六朝大師)에게 묻기를 “염불에 무슨 이익이 있나이까.” 하고 묻는 말에

육조대사는 “일구(一句)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는 것이 만세(萬世)의 괴로움을 뛰어나는 묘도(妙道)요, 불(佛)을 이루고 조(祖)가 되는 정인(正因)이요, 삼계(三界)인천(人天)의 안목(眼目)이요, 마음을 밝히고 성(性)을 보는 혜등(慧燈)이요, 지옥을 깨뜨리는 맹장(猛將)이요, 많은 올바르지 못한 것을 베는 보검(寶劍)이요, 五千대장(大臧)의 골수(骨髓)요, 팔만총지(總持)의 중요한 길이요, 흑암(黑暗)을 여의는 명등(明燈)이요, 생사(生死)를 벗어나는 양방(良方)이요, 고해(苦海)를 건너는 타고 가는 배요, 삼계(三界)에 뛰어나는 지름길이요, 최존(最尊) 최상(最上)의 묘문(妙門)이며, 무량무변(無量無邊)의 공덕이니라. 이 일구(一句)를 기억하여 염념(念念)이 항상 나타나고 시시로 마음에 떠나지 아니하며 일이 없어도 이와 같이 염불하고 일이 있어도 이와 같이 염불하며 안락할 때도 이와 같이 염불하고 병고(病苦)가 있을 때도 이와 같이 염불하며 살았을 때에도 이렇게 염불하고 죽어서도 이렇게 염불하여 이와 같이 일념(一念)이 분명하면 또 무엇을 다시 남에게 물어서 갈 길을 찾으랴. 이른 바 일구미타무별념, 불로탄지도서방(一句彌陀無別念,不勞彈指到西方)이라”하였다.

 

: 정인(正因) 왕생 또는 성불하는 결과를 얻는데 대하여 긴(緊)한 인연의 근본이 된다는 뜻이다.

 

    혜등(慧燈) 지혜의 등불이란 뜻이니 지혜로 무명(無明) 암흑(暗黑)의 세계를 비쳐 깨치는 것을 어두움을 비쳐 밝게 하는 등불에 비유한 것이다.

 

    총지(總持) 다라니(陀羅尼)의 번역한 말이다. 한량없는 뜻을 포함하여 잃어지지 않게 한다는 뜻이다. 또 선법(善法)을 가져 잃지 않고 악법(惡法)을 가져 일어나지 않게 하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