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선이야기49-종교와 정치
고래(古來)로 종교(宗敎)와 정치(政治)의 관계는 밀월(蜜月)과 결별(訣別)을 반복해 왔다. 정치는 국가를 통치하는데 있어 통치의 이념과 종교가 가진 민중에 대한 지도력에 힘입어 국가를 통치하는데 도움을 받아왔고, 반면에 종교는 교세의 확장이나, 종교집단의 필요에 의해 정치권력의 도움을 받고자 정치와의 관계를 가까이 해왔다. 이는 어제 오늘만의 일도 아니요, 동서양을 살펴보아도 예외가 별로 없다. 오죽하면 헌법에 정교(政敎)의 분리(分離)를 명시해 두었겠는가?
역사를 살펴보면 종교가 정치 위에서 공식적으로 군림했던 시절도 많았고, 그 폐해로 인해 종교가 많은 탄압과 견제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수없이 되풀이한 역사를 바라보며 종교와 정치는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종교지도자들이 정치인들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교세(敎勢)나 권위(權威)를 앞세워 자신의 교단이나 종교에 유리하도록 정치권력을 활용하고자하는 목적으로 정치인들을 대한다면 그들은 종교를 항상 표밭으로 인식하고 채찍과 당근으로 관리하려들고 자신들이 줄 수 있는 것을 주며 반대급부를 요구해올 것이다.
정치지도자들도 종교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정치인들도 사람인이상 개인의 사생활이 있을 수밖에 없고 개인이 믿는 신앙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은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들을 지지한 사람들 중에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종교적 신념에 의해서, 또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종교적 신념에 의해서 정치를 펼쳐 나간다면 또다시 지난 역사에서 수없이 반복되었던 종교적 갈등에 의한 사회적 혼란을 겪게 될 것 이다.
종교나 정치가 지향(指向)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이 사회의 모든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종교와 정치가 지향하는 바라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며, 때로 적당한 견제와 충고도 필요할 것이다. 종교는 종교대로 정치는 정치대로,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오늘 같은 사회적 상황에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란 말보다 적당한 관계를 설정하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 많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종교와 정치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투철한 역사관과 사명감, 도덕성을 갖춘 종교지도자와 정치지도자를 필요로 하는 시대이다. 또 이런 지도자는 어느 날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과, 우리의 올바른 선택에 의해 양성되어지고 뽑혀질 것이다. 때 아닌 유행가 가사가 생각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결국은 사회의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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