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께서 열반에 드시고 두 가지를 원력을 세웠습니다. 하나는 당신께서 평생 중생들을 위하여 고구정령 일러주신 법문을 인터넷으로 정리하는 것이 이었습니다. 자료를 모우고 정리하여 인터넷에 올리는 일을 거의 독학(獨學)으로 귀동냥으로 듣고 배워가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큰스님의 말씀을 한 구절이라도 정리하여 올린다는 마음으로 4년의 세월에 걸쳐 사이버 공간에 무주선원이 완성된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무주선원에서 방대한 양의 큰스님의 문자법문 음성법문 영상법문은 누구나 회원가입 없이도 열람하고 마우스복사도 해 갈 수 있습니다. 현재는 마지막으로 큰스님의 친필 메모지를 정리해서 올리고 있습니다만 역시 그 양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중요 음성법문을 mP3으로 정리하여 법공양 내는 것과 지금 연재하는 “아미타불이 여러분의 참 이름입니다”를 좀 더 치밀하게 정리하여 단행본으로 내는 일입니다 이 일은 자금의 여력만 있으면 언제인가는 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원력은 큰스님 가풍을 이어 여법한 수행도량 건립 이였습니다.
2년 반전에 제주에 내려올 적에 마음은 자연환경이 좋은 제주에다 여법한 꿈의 수행도량 만들어서 육지에 계신 분들도 건너오시여서 마음 편히 정진하고 제주 분들도 기복신앙을 탈피하여 정법에 귀의처를 만들고자 마음을 내였던 것입니다. 지금의 열악한 토굴에서 정진하며 지네면서 흔히 하는 말로 이곳에 와서 돈 많은 사람도 만나 보았고 땅 많은 사람도 만나보았습니다. 결국은 아무리 땅이 많고 재물이 많아도 시주받을 인연이 있어야 받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친 것입니다.
인연법이라는 것이 불자(佛子)만이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우주의 법칙입니다 전생에 뿌려놓은 씨앗이 있어야 금생에 수확을 하는 것인데 전생에 뿌려놓은 씨앗(因)도 없이 금생에 애를 쓴다고(緣:조건)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 내가 뿌리고 거두는 것을 누굴 탓하겠습니까? 어떻게 495평의 땅은 마련했지만 세울 여력이 없어서 가을까지 궁리하다 마음 비우고 정리 하였습니다. 그 동안 수행도량 만든다고 알게 모르게 맘 고생한 것 다 훌훌 털어버리고 2천여만 원 손해 보아도 정리하고 “밥이나 먹고 정진이나 하자” 하니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세상 이치가 물 반 고기반이 있어도 인연이 있어야 고기를 잡는 것이고 제주에 널린 것이 땅이고 아무리 뜻이 좋아도 인연이 있어야 토굴이라도 장만하는 것입니다.
승려의 본업은 수행입니다 이곳에서 이년 반의 정진 세월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간표 되로 정진해가면서 『금강심론』을 완역하여 『금강심론 읽기』로 단행본을 내였고 무주선원카페도 여기서 거의 자료를 정리하여 올렸습니다. 여기서 “문중에 밥값은 했다”는 생각은 들고 맘 정리도 했고 제주를 떠날 인연도 도래하였습니다.
어제는 이 토굴을 매입하였다는 비구니스님이 올라왔습니다. 부산에서 포교당 하다가 여기를 매입하였는데 고향이 이곳이고 토굴 입구 땅도 속가 문중 땅이라고 하니 참 인연도 그렇게 잘 맞아 떨어지였습니다. “스님이 할 것이 기도하고 참선뿐이라며” 사분정근기도 하며 지넨 다니 여기서 기도한 것이 결국은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이곳 비워있는 집을 잡풀제거하고 기도하며 도량 가꾸어 살아서 뒤에 오는 사람이 스님이 매입하여 절로 계속 이어지니 토굴이나마 개산(開山)한 것이 된 것이고 대한민국 변방 제주에 와서 나무아미타불 씨앗 뿌리고 자성원에 차나무 심고 고내봉에 토굴하나 개산해 놓았으면 할 만큼은 했다 생각하니 떠나는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도(道)라는 것 깨달음이라는 것은 삶 속에 있는 것입니다. 월출산 견성암이라는 산중 암자에 혼자 살면서 새벽 3시에 도량석 돌며 하루일과를 시작하여 아미타불과 함께 잠자고 함께 일어나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인연 따라 마당에 들어선 등산객 차별 없이 차 한 잔 대접해주고, 제주 자성원 시절도 그렇게 살았습니다. 3시 도량석으로 일과를 시작하여 아침은 죽 공양 오전정진 오후 울력 저녁 정진하며 “나무아미타불” 염불 중생들 귀에 심어주고 텃 밭일구어 유기농으로 농사지여서 찾아오는 사람 차별 없이 청정한 채식 공양하게 하고 재워주고 함께 정진하며 남은 야채는 나뉘어주고 4천여 평 도량을 차나무도 심고 꽃나무 심으며 가꾸어 극락세계를 만들었습니다. 저 또한 자성원에서 지은 복(福)으로 아직까지 정진해 나가는데 불편함이 없이 살아온 것입니다. 대중과 어울려 살면 복을 짓고 혼자 살면 선정(禪定)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어디 가서 사나 평등심과 헌신(獻身)하는 마음을 가꾸며 정진하고 살면 복과 지혜를 함께 닦아가는 도(道)입니다 다시 걸망을 매고 나서는 마음,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온 길도 참 먼 길을 왔습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산 넘고 물을 건너야 고향에 다다를지는 부처님만이 알겠지요.
나무아미타불
* 22일 기도회향하고 23일부터는 전남 옥과 성륜사에 가서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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