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독!초기경전/2. 잡아함경

296. 인연경(因緣經) 297. 대공법경(大空法經)

잡아함경 296. 인연경(因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인연법(因緣法)과 연생법(緣生法)을 설명하리라.

어떤 것을 인연법이라고 하는가?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다'고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말하자면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내지)…… 이러이러하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을 연생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무명(無明)과 행(行) 등등이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出現)하시건 혹은 세상에 출현하시지 않으시건 이 법은 항상 머무르나니, 법이 항상 머무르는 곳을 법계라고 한다. 이러이러하여 저 여래께서 스스로 깨닫고 알아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어 사람들을 위해 연설하시고, 열어 보여 나타내시며, 드날리시는 것이니,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건 혹은 세상에 출현하시지 않건 간에 이 법은 항상 머무르나니, 법이 항상 머무르는 곳을 법계라고 한다. 이러이러하여 저 여래께서 스스로 깨닫고 알아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어 사람들을 위해 연설하시고, 열어 보여 나타내시며 드날리신 것이니, 이른바 '태어남을 인연하기 때문에 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법은 법주(法住)·법공(法空)·법여(法如)·법이(法爾)이니라. 법여를 여의지 않고, 법여와 다르지 않으며, 분명하고 진실하여 뒤바뀌지 않고, 이와 같이 연기를 그대로 따르나니 이것을 연생법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무명(無明)·행(行)·식(識)·명색(名色)·6입처(入處)·접촉[觸]·느낌[受]·애욕[愛]·취함[取]·존재[有]·태어남[生]·늙음[老]·병듦[病]·죽음[死]·근심[憂]·슬픔[悲]·번민[惱]·괴로움[苦]이니, 이것을 연생법이라고 하느니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인연법과 연생법을 바르게 알고 잘 보아, 과거를 구하여 '나는 과거 세상에 있었던가 혹은 없었던가? 나는 과거 세상에 어떤 종류였으며, 나는 과거 세상에 어떠하였던가?' 하고 말하지 않고, '나는 미래 세상에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 어떤 종류일까, 어떠할까?' 하고 미래를 구하지도 않으며, '이것은 어떤 종류인가, 어떻게 이것이 앞에 있게 되었을까? 누가 마침내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중생들은 어디서 왔는가? 여기서 사라지면 장차 어디로 갈 것인가?' 하고 마음으로 짐작하지도 않느니라.

 

만일 어떤 사문 바라문이 범속(凡俗)한 소견을 일으키고 거기에 얽매인다. 말하자면 나라는 소견에 얽매여 말하고, 중생이라는 소견에 얽매여 말하며, 수명이라는 소견에 얽매여 말하고, 꺼리고 싫어하며 길(吉)하고 경사스럽다는 소견에 얽매인다면, 그 때 거룩한 제자는 그것을 다 끊고 다 알아 다라(多羅) 나무 밑동을 자르듯 그 근본을 끊어 미래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법으로 만드나니, 이것을 일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인연법과 연생법에 대해 사실 그대로 바르게 알아 잘 보고, 잘 깨닫고, 잘 닦고, 잘 들어간다'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잡아함경 297. 대공법경(大空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拘留搜)의 조우(調牛)라는 마을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설법하리라. 처음·중간·마지막이 다 좋고, 좋은 뜻과 좋은 맛이며 순일(純一)하고 청정(淸淨)하며, 범행이 맑고 깨끗하나니 이른바 대공법경(大空法經)이라는 것이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어떤 것을 대공법경이라고 하는가?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고 하면, 혹 어떤 사람은 '그 누가 늙고 죽으며, 늙고 죽음은 누구에게 속한 것인가?' 하고 따져 묻는다. 그러면 저들은 곧 '내가 곧 늙고 죽는다. 지금의 늙고 죽음은 내게 속한 것이고, 늙고 죽음은 바로 내가 그렇게 되는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그들은 '명(命)이 곧 몸[身]이다'라고 말하고, 혹은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곧 마찬가지 뜻인데 여러 가지로 말한 것일 뿐이다. 만일 '명이 곧 몸이다'라고 알아 말한다면, 그것은 범행자(梵行者)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일 또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고 보아 말한다면, 그것도 범행자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두 극단에 대해 마음이 따라가지 않는 것이 바르게 중도(中道)로 향하는 것이다. 현인(賢人)과 성인(聖人)은 세상에 나와 사실 그대로 뒤바뀌지 않고 바르게 보나니, 이른바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고, 이와 같아서 태어남[生]·존재[有]·취함[取]·애욕[愛]·느낌[受]·접촉[觸]·6입처(入處)·명색(名色)·식(識)·행(行)도 마찬가지이며,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다'고 보느니라.

 

만일 누가 '무엇이 곧 행이며, 행은 누구에게 속한 것인가?' 하고 물으면 저들은 곧 '행이 곧 나요, 행은 곧 내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저들은 이와 같이 '명이 곧 몸이다'라고 말하고, 혹은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라고 말한다. 어떤 이든지 '몸이 곧 몸이다'라고 보는 자라면, 그런 범행자는 있을 수 없다. 혹은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고 말한다면, 그런 범행자도 또한 있을 수 없다. 이 두 극단을 여의는 것이 바르게 중도로 향하는 것이다. 현인과 성인은 세상에 나와 사실 그대로 뒤바뀌지 않고 바르게 보나니,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라고 보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만일 무명에서 탐욕을 여의어서 밝음[明]이 생긴다면, 그 누가 늙고 죽을 것이며 늙고 죽음이 누구에게 속하겠느냐? 늙고 죽음이 곧 끊어지면, 마치 다라 나무 밑동을 자르듯 그 근본을 끊을 줄을 알아 미래 세상에 있어서 나지 않는 법이 될 것이다.

비구들아, 만일 무명에서 탐욕을 여의어서 밝음이 생긴다면, 그 누가 태어날 것이며 태어남이 누구에게 속하겠느냐? ……(내지)…… 누가 행할 것이며 행이 누구에게 속하겠느냐? 행이 곧 끊어지면, 마치 다라 나무 밑동을 자르듯 그 근본을 끊을 줄을 알아 미래 세상에 있어서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 법이 될 것이다.

 

비구들아, 만일 무명에서 탐욕을 여의어서 밝음이 생긴다면, 그 무명이 소멸하면 곧 행이 소멸하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나니, 이것을 대공법경(大空法經)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