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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3. 수행자료

정토보서 3.염불법문

          염불법문念佛法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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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을 배우는 이는 겉모습을 꾸미는 데(莊嚴形迹) 사로잡히지 말고, 진실한 수행(眞實修行) <주1>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재가거사在家居士는 꼭 치의緇衣를 입고 도건道巾을 쓸 필요는 없다. 머리가 긴 사람은 평상복으로 염불해도 좋고 꼭 목어를 두드리고 북을 칠 필요는 없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고요히 말없이(寂然) 염불해도 좋고 여럿이 모임을 만들 필요는 없다. 소심한 사람은 문을 닫고 염불하면 되고 반드시 절에 들어가 경을 들을 필요는 없다. 글을 아는 이는 교에 의지해서 염불하면 될 것이다. 천리 밖의 절에 가서 향을 사르는 것보다 집에 편안히 앉아 염불하는 것이 더 낫다. 삿된 승려에게 공양하기 보다는 부모에게 효순하며 염불하는 것이 더 낫다. 정법을 방해하는 친구를 여럿 사귀는 것보다는 혼자 몸으로 청정하게 염불하는 것이 더 낫다. 불교 아닌 다른 외도의 글을 읽는 것보다 일자무식으로 염불하는 것이 더 낫다. 망령되이 선의 본령을 깨달았다고 스스로를 높이는 것보다는 성실하게 계율을 지키며 염불하는 것이 더 낫다. 요귀들과 감응하여 통하기를 바라는 것보다 인과를 바로 믿어 염불하는 것이 더 낫다.

 

정리하여 말하자면, 마음을 바로잡아 악을 없애고 이와 같이 염불하는 이를 선인善人이라 부르며, 마음을 가다듬어 흐트러지지 않게 하고 이와 같이 염불하는 이를 현인賢人이라 부르며, 마음을 깨우쳐 의혹을 끊은 채 이와 같이 염불하는 이를 성인聖人이라 부른다.

                                                                                      ⎟ 진실한 염불(眞實念佛)

 

『업보차별경業報差別經』에 말하였다.

고성高聲으로 염불하고 송경誦經하는 데 열 가지 공덕이 있다. 첫째, 졸음을 쫓을 수 있다. 둘째, 파순마왕(天魔)<주2>이 놀라고 두려워한다. 셋째, 소리가 사방에 두루 퍼진다. 넷째, 삼악도三惡道의 괴로움이 없어진다. 다섯째, 바깥의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여섯째, 마음을 흐트러지지 않게 한다. 일곱째, 용맹정진하게 한다. 여덟째, 모든 부처님이 매우 기뻐한다. 아홉째, 삼매三昧가 눈앞에 나타난다. 열째, 정토에 왕생한다.

 

『대집십장경大集十藏經』에 ‘작은 염불로는 작은 부처를 볼 것이요 큰 염불로는 큰 부처를 볼 것이다.’ 라고 하며, 풀이하기를 ‘큰 염불은 큰 소리로 염불하는 것이고 작은 염불은 작은 소리로 염불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이는 세상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염불하면 삼매를 쉽게 이루고 작은 소리로 염불하면 결국 여러 갈래로 산만해진다는 것을 권계한 것이다. 이는 지혜로운 자라야 알 수 있고, 보통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출전은 귀원직지歸元直指

 

 

불보살의 명호를 수지하는 법에는 일정한 원칙이 없다.

큰 소리로 염하거나(高聲念) 낮은 소리로 염하며(低聲念), 물이 흐르듯이 염하거나(流水念) 정례頂禮<주3>하면서 염하며(頂禮念), 수를 세면서 염하거나(記數念) 세지 않고 염하며(不記數念), 걸어가면서 염하거나(行步念) 똑바로 선 채 염하며(住立念), 조용히 앉아서 염하거나(靜坐念) 옆으로 누워서 염하며(側臥念), 소리내지 않고 염하거나(黙念) 눈을 뜬 채 염하며(明念), 입술과 혀를 조금 움직이면서 염하거나(微動脣舌念). 숨 한 번 쉬는 동안 여러 번 소리를 내어 염하며(一氣隨聲念), 병들고 두려울 때 숨을 따라 호흡하면서 염하며(病怯隨氣呼吸念), 자기 혼자서 염하거나(獨自念) 여러 사람과 함께 염하는(與衆同念) 방법들이 있다. 이 방법들은 모두 마음을 산란하지 않게 하려는 것일 뿐이다.

 

예불을 할 때에는 ‘내 몸은 연꽃에서 경건하게 예배하고, 부처님은 연꽃에서 나의 예배를 받아 주신다’는 생각을 관하라.

 

염불을 할 때에는 ‘내 몸이 연꽃에서 결가부좌하고 부처님은 연꽃에서 나를 접인接引하신다’는 생각을 한 후에 일심으로 부처님의 명호를 수지受持하라.

 

옛날에 두 스님이 연꽃이 피었다 지는 생각을 일으켜 마침내 왕생하였다. 하물며 여기에 부처님의 명호를 수지한다면 어찌 왕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예념할 때 관상하는 법(禮念時觀想法)

 

 

재계하여 몸을 정결케 하고 마음을 맑혀 생각을 고요하게 하라. 서쪽을 향해 말없이 앉아 눈을 감고 관상觀想하되, ‘순금으로 빛나는 아미타불이 칠보 연못의 연꽃 위에 앉아 계신다. 키는 1장 6척이고, 눈썹 사이에 위로 향하여 난 백호白毫 한 가닥이 있다. 팔각의 백호는 가운데가 비었으며, 오른쪽으로 다섯 번 꼬여 투명하게 빛나 부처님 얼굴을 비춘다’는 생각을 관하라. 백호에 생각을 집중하여 조금의 잡념도 없어야 하며, 눈을 뜨나 감으나 언제나 그 광경을 떠올리도록 하라. 이렇게 오래도록 하여 염하는 마음(念心)이 무르익으면 저절로 감응하여 부처님의 전신全身을 볼 것이니, 이것이 염불의 여러 방법 중 최상의 방법이다.

 

‘마음으로 부처님을 떠올리면 이 마음이 곧 부처다’<주4>라고 말했으니, 관상하는 염불은 또한 입으로 하는 염불보다 나은 것이다. 관상 염불하는 사람은 후에 반드시 구품연화대의 상품上品에 왕생하리라. 당나라의 계방啓芳과 원과圓果 두 사람이 관상법觀想法을 하였는데 단지 다섯 달 만에 자신들의 몸이 정토에 가서 부처님을 뵈옵고 법문을 듣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부처님의 백호를 관하는 법(觀佛白毫法)

 

 

앉아 있을 때 먼저 내 몸이 원광圓光 가운데 있음을 관상하고, 코끝을 조용히 바라보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내 쉬는 것(出入息)을 관상하라. 한 번 숨을 쉴 때마다 아미타불 한마디를 속으로 염불하고, 느리지도 급하지도 않게 적당히 숨을 고르면 마음과 호흡이 같아진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따라 걷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간에 이를 행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중단해서는 안 된다. 항상 스스로 밀지<주5>하고 점점 나아가 선정禪定에 깊이 들어가면 호흡과 생각을 다 잊을 것이다. 이에 오래도록 익숙해지면 마음의 눈(心眼)이 시원히 열리고 삼매가 현전現前하리니, 이것이 곧 유심정토有心淨土이다

                                                                  ⎮호흡을 새며 염불하는 법(數息念佛法)

 

 

무릇 염불하는 사람이 참선하여 견성見性하고자 한다면 조용한 방에 단정히 앉아 인연으로 얽매인 것(緣累)을 쓸어 없애고 정의 번뇌(情塵)를 끊어 버리도록 하라. 밖으로는 경계()에 집착하지 말고 안으로는 정에 머무르지 말라. 지혜의 빛을 돌려 한 번 비추어(回光一照)<주6> 안과 밖이 다 고요해진 후에 밀밀密密히<주7> 나무아미타불을 열다섯 번 염불하고, 지혜의 빛을 돌려 스스로 보고() 말하라. “견성見性하면 성불하리니, 결국 무엇인가? 나의 본성 아미타불이로다.” 다시 또 스스로 보는 것을 비추어 보되(覰觀), 지금 들어서 염하고 있는 이 일념은 어디서부터 일어나는가를 보고, 이 일념이 사라지는 것을 보라. 다시 또 이 일념이 사라지는 것을 보되, 보고 있는 이 사람이 누구인가를 한참 동안 참구하라. 또 아미타불을 염불하고 반복해서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참구하되, 급하고 간절하게 하여 끊어지게 하지 말고 성성불매惺惺不昧하기를 마치 닭이 알을 품듯이 하라.

가고 머무르며 앉고 눕는 사이에 이와 같이 염불하고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참구하면, 홀연히 가고 머무르며 앉고 눕는 곳에서 소리를 듣고 사물을 바라볼 때에 시원하고 통쾌하게 깨우쳐 본성인 미타를 직접 보고 안팎의 마음과 몸이 동시에 투탈透脫<주8>하리니, 이것이 바로 곧장 나아가는 수행의 바른 길이다.

                                                                             ⎮불법을 참구함(參究佛法)

 

 

홍무(洪武, 1368~1398년)와 영락(永樂, 1403~1424년) 연간에 공곡空谷, 천기天奇, 독봉毒峯대사가 모두 염불에 대하여 거론하였다. 천기와 독봉은 다 염불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간하도록 가르쳤는데, 오직 공곡은 “다만 염만 하라. 그래도 깨닫는 날이 올 것이다.” 라고 하였다.

 

이 두 견해는 각기 근기에 따라 편의적으로 한 것이므로 모두 옳다. 그러나 공곡은 다만 염만 해도 좋다고 하였을 뿐이지 참구參究가 그르다고 하지는 않았다. 어떤 이는 의심하기를 참구는 견성見性을 위주로 하므로 오로지 부처님 명호를 수지守持해야만 절대적으로 왕생할 것이라고 하여 참구하는 것을 폐지하고 수지하는 것만 일삼으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경전에는 다만 ‘명호를 집지하라’고만 설하였지 참구하라는 설은 없다고 말한다. 이 논리는 매우 일리가 있어 이에 따라 수행한다면 반드시 왕생하겠지만, 이것은 두고 저것은 폐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대개 염불하는 사람이 견성하면 이는 바로 상품상생上品上生의 일이니, 오히려 왕생하지 못함을 근심하겠는가. 그러므로 옛 사람이 두 가지를 그대로 두고 근기에 따라 선택하였던 것이니 의심하지 말기를 바란다.

                                                                          ⎮참구와 염불을 변증함(辯參究念佛)

 

 

문) 정토에 왕생하는데 일념一念이 옳습니까. 십념十念이 옳습니까?

 

답) 오로지 일념으로 왕생하여 물러나지 않는 지위(不退轉)<주9>에 머문다면 일념이 옳은 것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부처를 비방하고 경을 훼손하여 오역사중죄五逆四重罪<주10>를 범하는 것은 모두 일념의 악업으로 이루어진 것이니, 이들이 무간지옥에 떨어지는 것은 화살처럼 빠를 것이다. 이제 염불하여 정토에 나는 것 또한 일념의 선업으로 이룬 것이니, 곧 극락왕생이 팔을 폈다 오므렸다 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다. 전 일념에 오음五陰<주11>이 사라지고 후 일념에 오음이 생기니, 마치 밀초 도장으로 도장을 찍으면 도장은 없어지되 무늬는 남는 것과 같다. 전후의 두 염도 필요가 없는데 어찌 반드시 십념까지 가겠는가. 또 경에서 밀락()<주12>을 좋아하던 사미가 일념의 탐애심을 내어 후에 밀락 속의 벌레로 태어났다고 말한 것을 보면, 이는 모두 일념이지 십념이 아니다.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 말하는 십념은 대개 병들고 야윈 사람, 힘이 약하고 마음이 여린 사람을 위한 것으로 아미타불을 열 번 불러 그 염을 도와 준 것이다. 만약 마음이 건강하고 어둡지 않은 사람이라면 일념으로 왕생한다. 이는 마치 머리카락 같은 가는 묘목이 백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로 자라는 것과 같다.

                                                      ⎮일념으로 왕생하는 것을 변증함(辯一念往生)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리한 근기를 가진 사람들은 염불을 경시하여 어리석은 사람들(愚夫愚婦)이나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다만 우부愚夫가 입으로는 부처님 명호를 외우나 마음은 천리밖에 노니는 것만 볼 뿐이며, 이것은 독불讀佛이지 염불이 아니라는 것은 모른다.

은 마음을 따르는 것이니, 마음에 생각하고 기억하여 잊지 않기 때문에 ‘염’이라 한다. 이를 유학자에 비유해보자. 유학자가 끊임없이 공자를 마음에 담아두면 공자에 거의 가깝게 되지 않겠는가. 오늘날 사람들은 생각마다 오욕五慾을 떠올리면서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고 도리어 염불을 그르다 여긴다. 아, 이처럼 일생을 헛되이 보내니 어찌 그리 말 그대로 ‘어리석은 사람들(愚夫愚婦)’이 아니겠는가. 애석하도다. 염불은 지혜로운 이가 할 수 있는 것이요, 어리석은 이는 할 수 없는 것이로다.

                                                 ⎮염불을 멸시하는 것을 변증함(辨蔑視念佛)

 

 

문) 요즘 사람들을 보니 염불하는 이는 많으나 서방에 나서 성불하는 이는 적으니 왜 그러한가?

 

답)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입으로는 염불하나 마음이 착하지 못하여 왕생하지 못 하는 것이다. 둘은 입으로는 염불하나 마음에 잡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여 왕생하지 못하는 것이다. 셋은 입으로는 염불하나 마음으로는 다만 부귀 얻을 생각만 하여 왕생하지 못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당부하노라. 염불하는 사람은 확고한 신념으로 서방에 나기를 구해야 하며, 혹시 왕생치 못할 까 의심하지 말라. 선현들은 모두 이와 같이 하였으며 보통 사람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대가 어찌 서방에 나지 않는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있겠느냐. 문득 광대한 마음을 내고 견고한 뜻을 세워 서원하기를 ‘왕생하여 부처님 뵈옵고 법문을 들어 무상과無上果를 얻은 후 중생을 널리 구제하겠다’라고 다짐하라. 이와 같이 해야 비로소 진정한 염불인이 되어 반드시 성불할 것이다.

                             ⎮ 염불하여 왕생한 이가 적다는 것에 대해 변증함(辯念佛往生者少)

 

 

 

<주1> 진실한 수행眞實修行 ; 뜻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수행.

 

<주2> 천마天魔 ; 마왕魔王, 욕계의 꼭대기에 있는 제 6천의 주인으로 이름을 파순波旬이라 한다. 수행하는 사람을 보면 자기네 권속들을 없애고 궁전을 파괴할 것이라 생각하고 마군을 이끌어 수행하는 이를 시끄럽게 하며 정토를 방해하므로 천마라 한다.

 

<주3> 정례頂禮 ; 오체투지. 엎드려 머리를 땅에 붙이고 발밑을 우러러 절하는 방법

 

<주4> 『불설관무량수경佛說觀無量壽經』 (T12, 343a20)

 

<주5> 밀지密持 ; 비밀히 수지함.

 

<주6> 회광일조回光一照 ; 관련된 표현으로 회광반조回光返照가 있다. 이는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반성하여 수도하는 것. 자신의 지혜의 빛을 발하여,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진실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을 말한다.

 

<주7> 밀밀密密히 ; 고요하고 정밀하게. 비밀히.

 

<주8> 투탈透脫 ; 벗어난다는 뜻. 깨달음 ‧ 해탈의 의미다.

 

<주9> 불퇴지不退地 ; 아비발치. 곧 불퇴의 지위를 말한다. 보살 초지初地의 지위를 말한다.

 

<주10> 오역사중죄五逆四重罪 ; 오역은 무간지옥에 떨어지는 가장 중한 죄. 오역은 어머니를 살해하는 것, 아버지를 살해하는 것, 성자(아라한)를 살해하는 것, 부처님의 신체를 상처 입혀 출혈하게 하는 것, 교단의 화합을 파괴하고 분열시키는 것, 사중은 여성과 통하는 것, 타인의 소유물을 훔치는 것, 사람을 죽이는 것, 자신이 성자라고 하며 거짓말을 하는 것.

 

<주11> 오음五陰 ; 오온五蘊, 색色 ·受 · ·行 ·

 

<주12> 밀락(酪) ; 우유를 발효시켜 마시기 쉽게 한 것. 힌두교에서는 오미五味의 하나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