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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3. 수행자료

정토보서 2. 정토업 닦을 것을 권함

    정토업 닦을 것을 권함 勸修淨土之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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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하여 크게 깨달으면 마침내 생사윤회를 벗어날 것이다. 이는 실로 좋은 방법이지만 여기에 이르는 자는 백 명 중에 두세 명도 안 된다. 그러나 서방西方 정토업을 닦으면 윤회에서 빨리 벗어나 생사에 구애받지 않을 것은 너무 분명하여 만 명 중에 한 명도 빠뜨림이 없을 것이다. 만약 서방 정토업을 닦지 않으면 업연業緣을 따라가는 것을 피하지 못한다. 청초당靑草堂 계선사戒禪師<주1> 진여철眞如喆 같은 이들도 모두 윤회에 빠졌으니, 실로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는 다리를 수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리를 허무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천당과 지옥에 가는 작은 원인이 된다. 그리고 가마를 타고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마를 메고 가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천당과 지옥의 작은 결과이다. 이로 미루어 보면 모두 알 수 있을 것이니, 항상 이렇게 마음을 보존하여 정토를 닦는다면 상품상생上品上生을 어찌 다시 의심하겠는가.

 

서방을 찬탄하는 책<주2>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계선사戒禪師의 후신은 소동파(蘇子膽), 청초당靑草堂의 후신은 증노공曾魯公, 손장로遜長老의 후신은 이시랑李侍郞, 남암주南庵主의 후신은 진충숙陣忠肅, 지장승知藏僧의 후신은 장문정張文定, 엄수좌嚴首의 후신은 왕귀령王龜怜이다. 그 다음으로 승선사乘禪師는 한씨의 아들(韓氏子), 경사승敬寺僧은 기왕의 아들(歧王子)이 되었다. 또 그 다음으로 선민善旻은 동사호의 딸(董司戶女), 해인海印은 주방어의 딸(朱防御女)이 되었고, 더욱이 안탕雁蕩의 승려는 진씨아들 회(秦氏子檜)가 되었다.’

 

이들은 권세를 가지고 있으면서 악업을 지었던 사람들이니, 만약 정토를 정성껏 구했더라면 어찌 이런 일이 있었겠는가. 생각해 보건대, 대원大願과 대력大力으로 영수靈樹<주3> 같은 이는 여러 번 스님의 몸을 받아 태어났고, 운문雲門<주4> 같은 이는 세 번씩이나 국왕이 되었지만 마침내 신통력을 잃었다. 백대이후 운문 같은 이는 몇 사람이나 있겠으며, 더군다나 영수 같은 사람은 몇이나 있겠는가? 평범한 사람이 되고, 여인이 되고 악인이 되어 점점 더 근기 낮은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니, 훌륭한 신하는 또한 계획하더라도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실로 서방에 태어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중생이 널리 선업을 닦으나 성취하기 어려운 것은 스스로의 힘에만 의지하기 때문이다. 만약 정토를 닦아 부처님의 원력에 의지한다면 성취하기 쉬울 것이다. 비유하자면 두 사람이 큰 바다를 건너가고자 하는데, 한 사람은 반드시 배를 만들어서 가려하고 다른 한 사람은 방편선(便船)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자력으로 수행하는 지와 부처님의 원력에 의지하는 자가 서방에 태어나는 것도 이와 같다.

 

훌륭하도다, 아미타불이시여. 두 보살과 함께 큰 서원의 배를 타고 이 사바, 탁악濁惡한 세상에 와서 일체중생을 불러 이끌고 생사 바다를 넘어 서방 피안에 도착함이여, 이 얼마나 편리한가.

 

석지石芝<주5> 대사가 말하기를, 염불 중생은 반드시 세 가지 힘을 가져야 정토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하였다. 하나는 중생본유불성력衆生本有佛性力<주6>【즉 본훈력本熏力】이고, 둘은 미타자광섭치력彌陀慈光攝取力<주7>이며, 셋은 신원염불공훈력信願念佛功勳力<주8>【둘과 셋은 외연신훈력外緣新熏力】이다. 이 세 가지 힘은, 마치 세 가닥의 줄을 한 가닥으로 합하여 무거운 물건들을 이끌 수 있는 것과 같아서, 서방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또 ‘본래 지니고 있는 것(本有)’은 배와 같고, ‘염불’은 돛과 같으며, ‘부처님의 자비를 섭취하는 것(佛攝)’은 바람과 같으니, 이 세 가지가 두루 원만하면 반드시 피안에 오를 것이다.

 

 

 

<주1> 계선사戒禪師; 초당 때의 스님. 천자의 명을 받들어 한 달 30일을 매일 부처님 명호를 한 분씩 나누었는데, 초하룻날의 정광불에서부터 그믐날의 석가여래 까지 매일 불보살 명호를 예배하여 인천人天의 복보를 닦았다.

 

<주2> 서방을 찬탄하는 책; 운서 주굉의 『운서법휘雲棲法彙』 기록이다. 『연지대사전집운서법휘蓮沚大師全集雲捿法彙』의『종범종범』권1에 ‘운서법휘기雲棲法彙記’로 나와 있다.

 

<주3> 영수靈樹 ; 영수여민(靈樹如敏 ?~920년) 오대五代의 선승. 복건성민천閩川에서 태어나 출가 후 복주福州의 장경長慶 대안大安에게 참예하고 그 법을 이었다. 후에 광동광동 소주韶州 영수선원靈樹禪院을 세우고 남한국왕南漢國王 유엄劉龑의 귀의를 받았다.

 

<주4> 운문雲門 ;운문문언(雲門文偃 ?~949년) 당말오대唐末五代의 선승. 운문종雲門宗의 시조. 중국의 고소姑蘇 가흥嘉興 사람. 처음 목주睦州의 도명道明을 찾고, 뒤에 설봉의존舌鋒義存에게 참배하여 크게 깨달았다. 소주韶州 운문산 광태원光泰院에 있으면서 종요宗要를 말했다.

 

<주5> 석지石芝 ; 석지종효(石芝宗曉 1151~1214년) 중국 남송 때의 승려. 저서에 『낙방문류樂邦文』등이 있다.

 

<주6> 중생본유불성력衆生本有佛性力 ; 중생이 본래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는 힘.

 

<주7> 미타자광섭취력彌陀慈光攝取力 ;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의 광명을 섭취하는 힘. 자광慈光은 중생을 지켜 이끄는 자비의 빛이다.

 

<주8> 신원염불공훈력信願念佛功勳力 ; 믿음과 서원과 염불의 공덕이 주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