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마음을 열고 선오후수(先悟後修)가 되어야 합니다. 성자(聖者)만이 실상(實相)을 봅니다. 성자의 청정안목(淸淨眼目)에서 보는 것만이 진실(眞實)이고 사실(事實)이며, 범부(凡夫)가 보는 것은 설사 학문을 많이 했다 하더라도 바로 온전히 실상(實相)을 못보고 가상(假相)만 봅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안보이지만 성자의 가르침 따라, '너요 나요, 이것이요 저것이요'가 없이, 우주가 모두 진여불성(眞如佛性)이며 본래 부처라고 느끼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화두(話頭)도 그러기 위해서 있는 것이고 염불(念佛)도 그러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참선(參禪)공부가 되는 것이지, 아미타(阿彌陀) 부처님은 저 극락세계(極樂世界)에 계신다. 또 화두(話頭)만 의심(疑心)하면 깨달아 버린다는 식으로 해서는 지름길이 못됩니다.
선오후수(先悟後修)라!
석가모니(釋迦牟尼)나 각 성자가 말씀한 이치를 우리 마음에 딱 두고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마음이 그렇게 이치를 안 여읜다는 것은 다른 말로 바꿔 말씀드리면 본체(本體)를 안 여읜다는 것입니다. 주인공(主人公)을 안 여읜단 말입니다. 우리 마음의 고향(故鄕)을 안 여읜단 말입니다. 고향(故鄕) 떠난 사람들이 고향을 가고 싶을 때에 고향 소재도 모르고 갈 수가 있겠습니까.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갈 곳은 성불의 길이므로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길목을 알아야 합니다. 길목이 화두(話頭)요, 염불(念佛)이요, 주문(呪文)입니다.
길목을 안다 하더라도 고향(故鄕) 생각을 수시로 끊임없이 해야 가는 길이 빨라집니다. 공부하면 차근차근 자기 몸도 마음도 맑아 옵니다. 마음과 몸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계행(戒行)을 잘 지켜서 몸 청정(淸淨)하면 마음도 청정해지고, 그 역으로 마음 청정하면 몸도 따라서 청정해 집니다. 절대로 둘이 아닙니다.
그렇게 마음부터 익어져서, 정말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 확 트일 때가 있습니다. 확 트일 때 가서는 자기 몸에 대해서 아무런 부담이 없습니다.
'이 몸이 내 것인가? 이것이 내 몸인가?' 이만큼만 되어도 자기 몸을 위해서 남을 희생(犧牲) 시킨다거나, 자기가 당선되고 싶어서 다른 사람을 비방한다거나 할 수가 없습니다.
금생(今生)에 우리가, 확철대오(廓徹大悟)하여 석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 정도는 못 된다 하더라도, 공부를 해서 마음이 일념(一念)이 되면 자기 몸도 마음도 쏙 빠져 버립니다. 이것이 불교용어로 신심탈락(身心脫落)이며, 그러한 때의 기분은 허망한 것이 아니라 환희충천(歡喜衝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는 잘 입고 잘 먹고 좋은 집에서 살아야 행복(幸福)한 줄 알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참다운 행복은 자기 몸에 대해서 아무런 부담 없이 마음은 더욱더 맑아지고 또 모든 사람이 다 귀엽게 보이고 천지우주(天地宇宙)모두가 생명(生命)으로 보입니다.
실지로 얻은 것이 무궁무진(無窮無盡)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그런 광명(光明)이 안 보인다 하더라도 천지우주가 생명(生命) 자체이고, 광명(光明)이며, 나나 너나 이것이나 저것이나 우주(宇宙)에는 빈틈도 없이, 눈부신 광명이 아니라 청정무비(淸淨無比)한 적광(寂光)이 충만(充滿)해 있다고 생각하면서 화두(話頭)도 의심하고 염불도 하면 이른바 도인들이 말씀하신 선정(禪定)과 지혜(智慧)가 쌍수(雙修)가 되어서 지혜와 선정이 같이 어울려져서 공부가 빠를 것입니다.
그러기에 도인들 말씀에도 염염상속(念念相續) 필경위증(畢竟爲證)! 생각생각 부처님 경계, 생명(生命)의 광명(光明)인 부처님의 본 성품(性品)을 놓치지 않고서, 내 밖에나 안이나 충만(充滿)한 광명자리를 훤히 느끼면서, 부처님 이름이나 화두(話頭)를 참구(參究)한다면 필경위증(畢竟爲證)이라! 자기 생명이 다할 때까지 한다면 십즉십증(十卽十證) 백즉백증(百卽百證), 열 사람이 하면 열 사람 다 성불(成佛)하고 백 사람이면 백 사람 다 성불한다는 그 뜻입니다. 정말로 우리 생명은 위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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