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우주는 본래로 일원론이라, 하나의 진리라는 말입니다. 그것은 하나의 진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생명 자체이기 때문에 부처입니다. 그런 부처님을 우리가 뭐라 이름을 불러야 되겠는데, 가장 절실한 이름이 이른바 관세음보살이나 나무아미타불․지장보살․약사여래, 모두가 다 그런 부처님입니다. 그러나 총 대명사는 바로 아미타불입니다. 그래서 경전에서도 나무 본사 아미타불이라고 읽습니다.
신라 때 원효스님도 마을에 다닐 때, 표주박을 때리면서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그렇게 많이 불렀습니다. 고려 초기에 대각국사 의천대사도 그렇게 했고, 또 보조국사도 염불 주문을 보면 그렇게 했고, 나옹대사․태고대사 다 그렇지요. 그런 분들은 될수록 복잡한 것을 다 합해서, 하나의 진리로 마음을 향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불자님들도 아미타불로 하시고, 거기다가 나무(南無)는 아미타불에 ‘귀의한다’, 우리 모든 생명이라든가 역량 모두를 아미타불로 ‘귀의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본래 아미타불인 것이고, 또 아미타불이 되어야 하는 것이니까, 그쪽에다 자기의 온 정력과 정성을 다 바쳐야 되겠지요.
중요한 문제는 아미타불에 대한 관념입니다. 어떻게 무엇을 생각하면서 아미타불을 부를 것인가? 그냥 이름만 부르면, 우리 마음이라는 것이 여태까지 익히고 배우고 습관성을 붙여 놔서, 자꾸만 잡스러운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렇기에 우리 마음의 소재를 어디다가 둘 것인가? 그것이 중요한데, 아미타불은 사람 같은 모양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소박한 단계에서는 부처님 상호를 관찰해도 무방합니다. 왜냐하면, 부처님 모양 상호는 만덕을 갖춘 삼십이상 팔십수형호라, 부처님 얼굴은 조금도 흠절이 없습니다. 지혜로 보나 덕으로 보나 또는 능력으로 보나, 만능의 상징으로 부처님의 상호가 나왔습니다.
불경에 보면, 부처님께서 삼아승지겁이라는 무수한 세월 동안 몇 천번도 넘게 자기 몸을 일반 중생한테 희생하고 순교했습니다. 한 겁도 무량 세월인데, 백 겁 동안 삼십이상 팔십수형호라는 그런 근본 상호를 이루기 위해 모든 복을 지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부처님의 원만한 상호가 나왔기 때문에, 우리가 부처님 상호를 보면서 나도 그렇게 닮아야 하겠구나 하고 염불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아직 상을 덜 떠난 염불인 것이고, 부처님의 참다운 법신은 우주 어디에나 언제나 무엇이나 충만해 있는 하나의 생명의 광명입니다. 그것이 이른바 무량 광명 아닙니까? 아미타불 별명 가운데 무량광불도 있습니다.
아미타불은 바로 낳지 않고 죽지 않는 우주의 생명 자체, 영생의 생명이기 때문에,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고도 합니다. 그런 부처님의 이름은 한도 끝도 없는 부처님의 공덕을 다 표현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부르는 이름 가운데 모든 것이 다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름과 더불어서 부처님 공덕을 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선 한도 끝도 없이 잘 생긴 얼굴을 관상하면서 나도 닮아야 되겠구나, 하고 염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나도 만덕을 다 갖추기 위해서는 모든 중생을 위해서 시시때때로 자기라는 관념을 줄이고 정말로 공평무사한 행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언제 어디에나 한도 끝도 없이 빛나는 아미타불을 외우시면 좋습니다. 이것을 불교 용어로 말하면, 우주의 참다운 모습을 담아서 하는 염불이기 때문에, 실다운 실實자 모습 상相자, 실상 염불입니다. 또는 법신염불法身念佛이나 진여염불眞如念佛이라고 하는데, 실상 염불과 다 같은 뜻입니다. 그렇게 하면 철학적으로 염불을 하는 것이 됩니다. 우주의 도리 그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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