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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 다시 읽는 큰스님 법문

아미타불이 여러분의 참 이름입니다. 832

 

 

천지 우주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실은 모두가 다 불성뿐입니다. 그러기에화엄경華嚴經에서 심불급중생心佛及衆生 시삼무차별是三無差別이라마음과 부처와 중생이 모두 다 차별이 없습니다. 성인이 되고 부처가 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하시기 쉽습니다만 사실은 제일 쉽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부처가 다 된 것은 아닙니다.

 

저도 애쓰고 지금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왜 쉬운가 하면 천지 우주의 본래 자리가, 본래면목이 바로 부처이기 때문에 본래면목을 따르는 것이 우리 건강으로 보나, 우리 마음으로 보나, 제일 편합니다. 우리가 화두공안話頭公案을 참구參究하고 염불念佛하고 하는 것은 모두가 다, 일체중생이 부처인 것을 재확인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공부하실 때에 꼭 주의해야 할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것은 암증선暗證禪이라는 것입니다. ‘어두울 암, ‘증명할 증, 암증선입니다. 우리가 우리 공부를 스스로 점검하지 못하고 어두운 가운데 암중모색暗中摸索하는 것입니다. 공부하는 데도 여러 가지 차서次序가 있는 것인데, 가령수능엄경首楞嚴經을 본다 하더라도,수능엄경은 이른바 선수禪髓, ‘참선 선, ‘골수 수, 참선參禪의 골수骨髓라 해서수능엄경을 선수라고 합니다. 왜냐하면수능엄경에 보면, 참선할 때 어떤 것을 먼저 해야 되는가 하는 차서에 대한 법문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또는 우리가 과거 전생에 많이 닦아서 일언지하一言之下, 한마디에 깨달아 버리면 좋을텐데 보통 차원普通次元에서는 그렇게 안 됩니다. 역시 분분단단分分段段으로 닦아서 올라가야 합니다. ‘모두가 부처 아님이 없다.’는 그러한 것을 돈오頓悟한 다음에는, 암중모색할 것이 아니라 공부해서 올라가는 차서를 알아야 합니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되고, 또는 생활은 어떻게 해야 우리 공부가 빠를 것인가? 부처님 법대로 잘 따르면 몸도 편하고 마음도 편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암중모색을 해서는 안됩니다. 가령 어느 경계에도 이르지 못하고 한계限界를 모르니까, 자기 공부가 상당히 되었다고 교만심을 내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문자선文字禪이라, 이것 저것 불경佛經을 많이 봐서,능엄경楞嚴經도 보고,법화경法華經도 보고,구사론俱舍論도 보고 공부하는 차서에 따라서 올라가는 한계는 안다고 하더라도 그 아는 것으로 해서 공부가 다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증명證明을 해야 합니다. 우리 마음을 닦아서 그 자리를 증명해야 참답게 아는 것인데, 그냥 이치로만 알고서 닦지 않는단 말입니다. 이런 것은 불가佛家에서는 문자선이라, 또 구두선口頭禪이라 합니다. 입으로만 안단 말입니다. 문자선과 구두선을 해서는 안됩니다.

 

또 한 가지는 야호선野狐禪이라, 야호는 들여우입니다. 여우란 놈이 꾀가 많고 거짓이 많지 않습니까. 여우는 다른 짐승도 속이고, 우리 사람도 속이는 간교한 꾀가 있습니다. 그처럼 어떠한 경계를 성취하지 못하고서도 성취했다고 한단 말입니다. 그러한 것이 이른바 야호선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공부할 때는 앞서 말씀과 같이 암중모색하는 암증선暗證禪을 경계해야 하고, 문자만 알고 입으로만 알고서 실제로 닦지 않는 구두선ㆍ문자선을 경계해야 하고, 깨닫지 못하고서 깨달았다고 하거나 수승殊勝한 경계를 체험하지 못하고서 체험했다고 하는 야호선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꼭 이 3가지를 주의해서 공부하실 것이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든 존재가 본래로 오직 하나의 진여불성眞如佛性이다.’ 이렇게 확실히 안 다음에는 지계청정持戒淸淨이라’, 꼭 계율이 청정해야 됩니다.

마음 닦는 공부는 여러 가지 복합적複合的으로, 계행도 지켜야 되고, 지혜도 있어야 되고, 모든 선공덕善功德도 다 합해져야 이른바 공부가 이루어집니다. 음식만 함부로 먹어도 절대로 공부가 안됩니다. 또는 남녀 이성간異性間의 성적性的인 문제도 절대로 금해야 됩니다.

 

수능엄경에 보면, ‘부단음심不斷淫心이라’, 사람이 음심을 끊지 않으면, 남녀 이성간의 음탕한 마음을 끊지 않고서 선정에 들려고 한다면 여증사작반如蒸沙作飯이라’, 모래를 삶아서 밥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나 같다고 하였습니다. 재가불자라 하더라도 육재일음력 8, 14, 15, 23, 29, 30만이라도 출가出家한 셈 치고서 부처님 계육을 지켜야 됩니다. 중요한 것은 역시 식욕과 남녀 이성간의 욕심을 절제하는 것입니다.

 

욕계欲界의 특징이 무엇인가? 욕계의 두드러진 특징은 우리의 식욕食慾과 남녀 이성간의 음심淫心으로 인해 우리가 욕계에 태어난 것입니다. 그냥 욕망이 이끄는 대로 문란하게 사는 것이 부부의 본질本質은 아닙니다. 금생에 부부가 된다는 것도 굉장히 소중한 인연 아니겠습니까? 과거 전생에도 부부도 되고, 형제도 되고, 그렇게 해서 금생에 부부가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 인간 존재의 본래 사명 자체가 성불입니다. 그러므로 꼭 성불하기 위해서는 모두를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따라서 부부간도 식욕 문제나, 남녀이성 문제는 가급적이면 절제하고 도반으로서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조주趙州스님 이야기를 가끔합니다. 조주 스님도 앞서 말씀드린 허운대사와 똑같이 120세를 사신 분입니다. 대체로 장수하신 분들을 보면, 이 많습니다. 물론 전생에 자기 업 따라서 금생에 수명壽命을 받기는 하지만, 대체로 덕이 많은 분이 오래 사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러는가 하면, 우리가 산다는 것은 자기 혼자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의 덕 때문에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옷을 입고 하루에 몇 번씩 공양을 먹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다 벌어서 농사를 지어서, 길쌈을 해서 입고 먹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따지고 보면 남의 덕이란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산다는 것은 사실은 남이 살려 주는 것이지 우리 스스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생명은 절대로 분할分割이 안됩니다. 여기 몇 백 명 불자님이 계십니다만 김씨라는 사람, 박씨라는 사람이 각각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으로 붙어 있습니다. 물이나, 공기나, 나무나 돌멩이나 모두가 우리 생명과 별도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원소 차원, 원자 차원에서는 모두가 다 붙어 있습니다. 생명은 근본 바탕에서 본다면, 모두가 다 하나의 생명입니다. 하나의 생명이기 때문에 다른 생명을 해치면 자기 자신한테 그 앙화殃禍가 옵니다. 그 보복이 옵니다. 다른 생명을 우리가 존중하면 그 공덕功德이 바로 자기한테 옵니다.

 

이 삼동결제三冬結制동안 스님네는 선방禪房에서 오로지 좌선坐禪공부를 하십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는 젊은 스님들도 많이 계시는데 마땅히 사회에 참여해서 사회봉사도 하고 해야 할 것인데, 젊은 사람들이 선방에서 참선만 하고, 자기 공부만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선방에 있으나, 자기 방에 있으나, 어디에 가 있으나, 우리가 마음을 맑히는 공부를 하면 우리의 생명 자체가 모두 다 같이 연결되어 있어서 자기 혼자만의 공부가 아니라 그것이 바로 우주를 정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공부하는 법에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 어느 것도 본래 부처님 아닌 것이 없기 때문에 그런 큰 대도, 큰 가르침은 일정하게 꼭 어느 식만 옳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화두를 참구하는 것도, 또는 염불을 하는 것도, 또는 주문을 외우는 것도, 모두가 본래의 자리, 본래면목 자리를 안 여의고 한다면 다 옳은 공부입니다.

 

저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보십시오. 그 사람들의 분쟁은 기독교, 유태교, 이슬람교 세 종교의 싸움입니다. 제가 지금 다른 종교를 비방하기 위해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세 종교의 근원을 본다면 셋이 똑같습니다. 똑같은 것인데, 같은 것 가운데서도 꼭 자기식으로 믿는 것만 옳고 자기식으로 믿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단 말입니다. 이런 것을 가리켜서 철학적으로 근본주의根本主義라고 합니다. 또는 원리주의原理主義라고도 합니다. 우리 불교용어로는 법집法執이라 하겠습니다. 화두를 공부한 사람들은 꼭 화두만 의심해야 성불한다.’ 또 염불하는 사람들은 꼭 염불만 해야 된다.’ 이런 것도 결국 하나의 법집인 것입니다.

 

불교는 아시는 바와 같이 제일 쉽고 마음 편한 공부입니다. 나한테 부처가 다 들어 있는 것입니다. 부처라는 것은 여래장如來藏이라, 여래如來라는 것은 바로 부처님입니다. 여기서 자는 감출 장, 부처가 나한테 감춰져 있단 말입니다.

그러면 부처란 것은 무엇인가? 부처란 만능萬能의 자리입니다. 만능의 자리란 말은 지혜나 행복이나 자비나 능력이나 모두가 다 들어 있기 때문에 부처님을 여래장이라고 합니다. 여래장이 바로 우리 마음이란 말입니다. 그렇게 확실히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여래장이나 법성法性이나 법신法身이나 불성佛性이나 다 같은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다른 공부는 아무 것도 안 했어도 내 마음이 바로 부처다.’ ‘일체 존재가 본래로 부처 아님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자기 인연 따라서 화두를 읫미하든지 염불을 하든지 주문을 하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셔서 재가 불자님들도 꼭 철저한 계행을 지키고서 공부하시면 틀림없이 법희선열法喜禪悅을 맛보실 것입니다. 법희선열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불교 전문적인 술어로 말하면 경안輕安이라’, ‘가벼울 경, ‘편안할 안, 몸도 마음도 가뿐하고 편안하다는 말입니다. 몸도 마음도 가뿐할 뿐만 아니라 가슴도 시원하고, 눈도 시원하고, 머리도 시원한 것입니다. 자기 피가 청정해지니 다른 병이 침범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수명도 길어집니다.

 

부처님 법대로 살면 만사가 형통입니다. 그렇게 바르게 사시기 바랍니다. 욕심처럼 우리한테 큰 해독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 욕심을 못 떼어서 지금도 사람으로 왔고, 또 그대로 살면 내생來生도 마찬가지입니다. 결단을 내서 꼭 부처님 말씀대로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 말씀은 우리를 최상의 행복으로 인도하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셔서 앞서 말씀과 같이 법희선열이라’, 법을 따르는 기쁨이 한도 끝도 없는 그런 행복감이 우리한테 엄습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면 몇 십일 동안 공부를 해도 시간이 가는 줄을 모릅니다. 건강에도 좋고 집안에도 좋고 다 좋습니다. 이렇게 하셔서 꼭 금생에 성불하시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