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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무주선원(無住禪苑) 개원(開苑) 5년


 

세월은 무심하게 흘러 10월21일이 무주선원 개원 5주년 되는 날입니다.

개원당시 사진을 보면 흙 마당에 건물만 있었는데 그 동안 마당에 투자한 울력 공덕으로 꽃과 나무가 어우러지는 선원(禪苑)이 되었고 올 해부터는 감도 열리고 구지뽕, 매실도 제법 수확하였습니다.

 

재정도 개원 당시 있던 은행융자는 작년에 다 갚았고 올 8월 은행융자 외에 약간 남아있던 빚을 모두 정산하였습니다. 만 5년 만에 모든 것이 정리되니 참 마음이 홀가분하고 편하며 초심시절 정진만 생각한 마음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이 모든 공덕과 기쁨을 그 동안 십시일반 시주하여주신 법우님들께 회향하고자 합니다.

 

돌아보면 5년을 하루 같이 손수 마지지어 올리고 기도, 정진하며 혼자서 쇠스랑과 삽, 곡괭이 하나 가지고 잔디 심고 꽃나무 심으며 2억 가까이 되는 빚을 정산하였다는 것이 맘고생도 많이 했지만 “부처님께 올린 염불 공덕이다” 하는 생각도 합니다. 사바세계에 꿈대로 원대로 이루어진다면 가난하고 도(道)를 못 이룬 사람이 있겠습니까? 무주선원 개원당시 더불어 수행하는 여법한 수행도량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요사채와 공양간 선방도 지어야 하지만 여기까지 만족하고 더 이상의 불사는 큰 인연에 맡기고 출가사문의 본업인 수행(修行)만 할 뿐입니다.

 

하루일과. 3시 10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새벽기도와 정진 오전정진 사시기도 오후 울력 그리고 저녁기도와 저녁일과를 원만히 회향하여 백일이 모여서 백일기도 회향, 백일이 열 번 모여서 천일기도 회향, 천일을 네 번 회향하여 4천일기도 회향 한 것입니다.

수행은 끝이 없는 반복훈련입니다 고향으로 가는 길이 머나먼 길이기에 빨리 가는 것이 정도(正道)가 아니라 끝가지 목숨이 다 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정도(正道)입니다.


수행자의 가장 큰 덕목은 헌신(獻身)입니다. 출가사문은 재물로써 일체중생에게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써 헌신하는 것이며 기도 자체가 마음으로써의 헌신이며 헌신과 검소한 삶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아직까지도 그렇게 살아왔지만 앞으로도 보내주시는 재 공양은 아껴 일용(日用)하고 남은 것은 위대한 스승 청화 큰스님의 법문집을 순차적으로 회향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시주금을 가장 가치 있게 사용하는 것이고 저 또한 스승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입니다.

 

개원 5주년을 맞아 무주선원이 성장할 수 있게 해주신 무주선원 법우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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