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위적이고 조작적인 것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고 자연스럽고 저절로 되는 것은 대개가 본성의 잠재의식에서 나온다. 자동차 운전을 배우는 것이나 악기를 배우는 것 등을 생각해 보면 처음엔 머리로 하기 때문에 억지로 부자연스럽게 하다가도 나중에 잠재의식에 각인 되면 저절로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행도 머리가 아닌 잠재의식에서 저절로 이루어져야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된다. 세상에는 머리로 하는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수행법들이 많다. 단전호흡, 쿤달리니 각성, 기공 등이 모두 그런 류의 수행 아닌 수련법들이다. 단전호흡은 억지로 하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수행을 통해 저절로 되어져야 한다. 쿤달리니 각성과 기공도 마찬가지이다. 쿤달리니를 각성하려고 애써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수행을 통해서 저절로 되어야 하고 기공도 의식적으로 기를 쓰고 축기를 하는 등 머리로 온갖 기술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기공이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저절로 일어나는 기공을 자발공이라 하며 깊은 수행 때 잠재의식 속 관념이 반응해서 저절로 일어나게 된다. 어느 수행자가 말하기를 자신은 수행중에 신체 어느 부위가 저절로 흔들리는데 그 정도가 하도 심해서 혹시라도 무슨 이상이라도 생길까 겁이 난다고 했다. 또 어떤 수행자는 수행중에 몸 이곳저곳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일부러 인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수행중에 저절로 일어나는 자발공을 비롯한 갖가지 현상들은 몸 마음 속 관념의 탁기가 반응해서 밖으로 표출되는 과정에서 즉, 본성에 의한 몸의 치유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두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내면의 본성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면 안전하다. 억지로 단전호흡을 하려고 할 때 상기증(上氣症)이 일어나거나 혈액순환의 장애로 뇌신경계가 예민해져서 정신신경계 질병이 생길 수 있고 억지로 기공을 하려고 하니 氣 에너지의 순환장애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수행중엔 어떤 것이든 인위적으로 하는 것은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게 된다. 반면 저절로 일어나는 현상은 그것이 아무리 고통스럽고 격렬할 지라도 크고 작은 몸 마음의 각종 질병들을 치유하기 위한 본성의 작용이기 때문에 아무런 부작용이 없고 안전하며 완전함으로 이끈다. 즉, 단전호흡, 쿤달리니 각성, 기공 등은 깨달음으로 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적이며 부분적인 체험들로서 그 자체가 수행의 목적이 아니라 수행의 길목에서 일어나는 자연적인 현상들일 뿐이다. 수행이 더욱 깊어져서 의식의 확장이 일어나게 되면 우아일여(宇我一如)나 범아일여(梵我一如)와 같은 더욱 황홀한 여러 다양한 체험들이 수행자를 유혹하기도 하지만, 체험은 체험일 뿐 그것에 매이거나 그러한 체험을 고대하며 인위적으로 얻으려 하거나 유지하려고 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길 뿐 아니라, 수행에 더 이상 진보가 없어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수행자는 오직 처음부터 끝까지 관념을 버리는 데만 집중 해야지 수행중에 오게 되는 갖가지 다양한 체험에 현혹되어 그것들에 집착하거나 남의 체험을 듣고 그것을 얻으려고 하면 깨달음에 이르기 전에 낙오되기 십상이다. 기억하십시오. 참수행법은 오로지 버리고 또 버리는 것으로 단순하나, 수행중에 오는 모든 체험은 총천연색으로 화려하기 그지 없지만 그것에 매이면 무서운 마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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