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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 다시 읽는 큰스님 법문

아미타불이 여러분의 참 이름입니다.131

131. 여러분들께서는 이렇게 비장한 각오로 해서 오늘 공부하려고 오셨습니다. 꼭 증명(證明)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여야 하는데, 증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기도(祈禱)를 모시는 것이나, 또는 우리가 불경(佛經)을 외우는 것이나 다 증명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참선 공부는 가장 압축된 이른바 지름길로 가는, 내 본심(本心)을 깨닫고 참다운 부처한테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우리가 성자가 되고 부처가 되기 위한 지름길이 참선 공부입니다.


참선(參禪)! 

이것은 앞서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우리가 중생 몸을 바꿔서 성자의 몸이 되는 성인(聖人)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성자가 누구나 저마다 다 될 것인가?

나 같은 사람이 또는 가정주부가 어떻게 성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이렇게 자기 비하(卑下)를 절대로 마십시오. 어떠한 누구도 성자가 될 수 있는 힘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또 어떤 누구나 다 성자가 꼭 되어야 합니다. 성자가 안 되면 어떠할 것인가? 성자가 안 되면 속물이란 말입니다. 성자가 못되면 자기 평생 소중한 인생을 시행착오만 하다 가기가 쉽습니다.


제 아무리 자기 지위가 높고 고관(高官)이 되었다 하더라도 성자의 길로 나아가는 그러한 쪽으로 자기 인생의 길을, 방향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허튼 일을 많이 합니다. 바로 모르고, 바로 좀 안다 하더라도 알둥말둥 한, 자기 실천(實踐)으로 해서 자증(自證)을 못한 그런 간혜지(幹慧智), 그런 바싹 마른 지혜로 해서는 항시 시행착오만 따를 뿐입니다. 참선 공부를 해서 정말로 우리 마음의 본 성품 자리, 이른바 불성 자리를 깨달으면 그때는 참다운 지혜가 나옵니다.


그때는 무루지(無漏智)라, 때 묻지 않은 참다운 지혜가 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하면 아무리 경(經)을 많이 보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지혜는 간혜지(幹慧智)라, 바싹 마른 지혜, 즉 중생의 상대 유한적(相對有限的)인 개념지혜(槪念智慧)밖에는 안 됩니다. 개념지혜로 해서는 경계(境界)에 부딪히면 망상(妄想)이 나옵니다. 가르침에는 분명히 무아(無我)라, 내가 없다고 했지만 내가 없다는 것을 실천적으로 증명을 못하는 한에는, 경계에 부딪히면, 또 자기한테 좋게 하면 기분이 좋고 자기한테 싫게 하면 그만큼 우리가 저항을 느낍니다.


따라서 우리가 성자의 길로 나아가지 않고서는 금생에 내내야 살아보아도 인생을 낭비하기 일쑤입니다. 또 금생은 몇 십 년 동안 번쩍하면 지나가고 맙니다. 저 같은 사람도 벌써 고희(古稀)입니다만 한 20대가 어제 같습니다. 지나고 보면 몇 십 년 세월이 순간 찰나입니다. 이 동안에 한 일이 무엇인가? 부처님 가르침을 제대로 온전히 공부한 것을 빼놓고는 사실은 다 헛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윽고 또 죽어야 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성자가 되는 길이 인연을 벗어나는 길입니다. 업장의 구속을 벗어나는 길입니다. 그 길을 분명히 알고서 백천만겁난조우(百千萬劫難遭遇)라, 몇 천생 동안 헤매다가 금생에 어쩌다가 부처님의 법 만나서 인생고를 떠나고, 또 인연의 사슬, 인연의 쇠사슬을 벗어나는 공부인데, 그런 공부라는 것을 듣고도 안한다고 한다면 자기 인생에 있어서 그와 같이 큰 손해는 없습니다. 이 짧은 동안이지만 생각을 다 놓아 버리시고 참선하실 때는 다른 허튼 생각을 다 놓아 버려야 합니다.


도방하(都放下)라, 모두 도(都)자, 놓을 방(放)자, 아래 하(下)자, 모두를 다 놓아 버린다는 말입니다. 심지어는 자기 몸뚱이까지도 자기 마음으로 놓아버려야 합니다. 조금 무엇을 더 먹든지 덜 먹던지 그러한 것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더 먹어서 좋은 것도 아닌 것이고, 따라서 자기 몸뚱이까지도 놓아 버리는 그런 마음으로 공부를 해야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 공부가 성자의 길로 가까워집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참선 공부를 한다 하더라도 자기 기분(氣分)도 못 놓고, 또 먹는 음식도 생각하고, 미운 사람 생각하고, 좋아하는 사람 생각하고, 그랬다가는 애쓰고 참선한다고 가부좌(跏趺坐) 틀고 고생고생 하여 보았자 소무공덕(所無功德)이라, 얻는 것이 없습니다. 참선 공부 이것은 외도(外道)꾼들이 하는 참선 비슷한 것도 있습니다. 또 소승(小乘)들이 하는 그런 참선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지금 정다웁게 정법(正法)으로 하는 대승(大乘) 불자들입니다. 꼭 대승 불자들이 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