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무지 좋아하는 스님이 대중처소에서 강아지를 기르겠다고 데리고 왔습니다. 대중처소다 보니 개를 싫어하시는 스님도 있고 또 율장에도 수행처에서는 짐승을 못 기르게 되어있고 아무튼 대중공사가 벌어지였는데 결론은 강아지를 퇴방 조치하기로 했는데, 진돗개 순중인 어린 강아지(숫놈)는 아주 복스럽게 생기였습니다. 대중공사에 참여한 산내 암자스님이 본인이 기르겠다고 해서 진돌이는 암주스님 따라 산중 암자에 살게 되었습니다. 암주스님이야 본인 좋아서 산중에서 혼자 도 닦는다고 하지만 강아지는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산중에서 도 닦는 스님하고 살게 된 것입니다. 강아지가 심심히 뒹굴면서 혼자서 사료나 먹고 지네다가 세월이 가서 성견(成犬)이 되었고 행동반경도 넓어지였는데 주인장스님이 외출한 틈에 혼자서 먼 길을 걸어가서 다리건너 마을로 들어가니 마을에는 별천지 세상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오욕락(五浴樂)이 있는 사바세계입니다. 이성(異性)과 고기와 술이 있는 세상? 당연히 시골 2-30가구 모여 사는 마을에 순종 진돗개의 출현은 바로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주인장스님이 외출하면 종종 마을에 내려와 놀았는데 그래도 처음에는 마을에서 놀다가 마을을 통과해서 올라가는 주인장스님 차 소리가 나면 뛰어나와 주인장스님하고 같이 암자로 올라 왔습니다. 근데 진돌이가 점 점 세속에 재미를 붙치는 것입니다 마을에는 고기와 술?도 푸짐하고 더욱이 처갓집에서 순종 진돗개라고 극진히 모시니 암자에서 사료 먹으며 혼자 살고 싶은 마음이 멀어져가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진돌이가 세속놀이에 몰두하니 주인장스님이 마을에 차 세워놓고 찾아서 마지못해 끌려오다가 그 다음에는 아에 주인장스님만 보면 도망가는 것입니다 주인장스님이 하는 말이 “참 주인보고 도망가는 개는 첨 보았네”하는 말에 서운함이 역력하고 스님네들은 집착이 별 없으니 “그냥 속퇴해서 살아라.” 하고 진돌이를 포기 했습니다. 하 하
“중생의 속성(屬性)은 오욕락에 있는 것이고 절 마당에 돌아다니는 다람쥐라도 인연이 있어야 절에 사는 것입니다”
* 오욕락(五浴樂): 색․성․향․미․촉에 집착하여 일으키는 다섯 가지 정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