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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어떤 마음으로 미래를 만들까

어떤 마음으로 미래를 만들까

 

 지난 번에 무의식(잠재의식)에 의해서 나의 미래가 전개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융 박사는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도 발견하였습니다. 의식 속에서나 잠재의식 가운데나 꿈에서라도 실패란 생각해볼 수도 없었는데, 실패 쪽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깊이 연구하고 조사하여 발견한 것이 공동 무의식입니다.

다시 빙산에 비유해보면 빙산 덩어리가 여럿이 있을 때 그 속에 끼어있는 빙산이 아무리 동쪽으로 가고 싶다고 해도 주위에 있는 빙산이 서쪽으로 흘러간다면 별 수 없이 따라가고 마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곧 공동 무의식(집단 무의식)에 끌려간다는 발견이었습니다.

개인 무의식은 공동 무의식의 힘에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불교말로 표현한다면 개인이 갖고 있는 업력業力보다 공업력共業力의 힘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돈을 벌지 못하여 실의에 빠져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족들은 “우리 아빠가 지금은 비록 아무 역할도 못하고 있지만 때를 만나면 갖고 있는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모두 믿어주는 잠재의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몇 년이 되지 않아 이 사람은 생각지도 못하게 떠밀리듯 직장을 구하고 승승장구 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의식과 잠재의식의 관계를 알았습니다. 그런데 의식이나 잠재의식이나 모두 우리의 마음입니다. 다만, 겉에 뜬 마음과 속에 깊이 잠겨있는 마음의 차이일 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들의 마음을 살펴보시고, 마음을 75가지 또는 100 가지로 분류해 말씀하셨고 청화 큰스님께서는 이를 요약하여 10가지로 집약하셨습니다.

이를 ‘십법계十法界’라 하는데, 십법계란 우리들 마음세계의 표현입니다.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인간, 천상, 그리고 수행자의 세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마음을 쓰면서 어느 세계에 살 것인가?

살면서 고생고생 한다고 생각하면 바로 지옥 같은 세계요 또한 아귀 다툼하듯이, 아수라장으로 짜증내고 불만족으로 산다면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의 세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다만, 짐승처럼 감각기관에 얽매이거나, 천상락을 누리듯 안일과 쾌락만을 추구하다 보면 우리 인생은 갈 곳을 잃어버립니다.

난행고행으로 참다운 나를 찾아 깊이 생각하고 사유하여 인생을 음미하는 사색의 길을 향할 때 우리의 인생 방향이 설정됩니다.

우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또한 행복을 원하는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그 가르침을 주신 분이 부처님이요, 그 방대한 가르침을 정리 요약하여 제시해 주신 분이 청화 큰스님이셨습니다.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세워 체계와 맥락을 갖춘다면 큰스님 말씀대로 부처님 되는 공부는 가장 쉬운 길입니다.

미고 삼계성迷故 三界城이요, 오고 시방공悟故 十方空이라

깨닫기 전에는 이 세상 온 누리가 괴로움에 갇힌 성과 같습니다.

눈을 번쩍 뜨고 다른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지는 것이 바로 깨우침입니다.

고단한 심신에 눈을 뜨기가 힘들지만 잠을 깨우는 목탁소리, 산사의 풍경소리가 그리울 때입니다.

 

 

 

 

출처 : LA중앙일보

 

2005년 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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