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을 한 장처사의 지팡이
수십 년 전 경북 예천에 장처사(張處士)라는 분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처사는 지팡이를 하나 짚고 다니면서 어디를 가든지 지극하게 ‘지장보살’을 염했습니다. 어찌나 지극하게 불렀던지, 잠을 자면서도 지장보살을 염하였다고 합니다.
장처사가 죽고 난 뒤 가족들이 제상(祭床)을 차려놓고 아침저녁으로 상식(上食)을 올렸는데, 그 제상에 올려놓은 지팡이가 밤만 되면 방광(放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팡이에서 뿜어 나온 빛이 온 방을 밝혀 불을 켜지 않아도 방이 환하게 밝았습니다. 그 뒤 화장을 하면서 그 지팡이도 같이 불에 태웠는데, 지팡이의 손잡이 부분에서 사리가 나오기까지 하였습니다.
세속에 살면서도 꾸준히 염불․기도․참선을 하면, 이 장처사의 경우처럼 마음이 크게 순화되어 특별한 이적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옛날에도 그러했지만, 특히 요즘은 집에서 108배를 하거나 참선하고 염불하고 불경을 항상 읽는 사람이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 불교가 융성해질 새로운 조짐으로,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든 불자들은 각자 어떠한 모습을 취하고 있더라도 기도 등의 수행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출가해서는 비구․비구니의 모습으로, 재가에서는 우바새․우바이로서, 각자의 형편에 맞게 끊임없이 수행하고 선행을 닦아야 합니다. 출가한다고 해서 도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듯이, 세상에 있다고 하여 도가 달아나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세속에 있을지라도 기도 등을 통하여 마음을 닦아 가면, 몸만 출가하고 마음은 출가하지 못한 승려보다 훨씬 나은 것입니다. 부디 마음 닦는 일에 게을리 말기를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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