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다라니(大悲呪)
예전에는 큰 절에는 방이 6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참선(參禪)하는 선방 율(律)을 공부하는 율원 경(經)을 공부하는 강원 그리고 염불(念佛)하는 염불당 또 진언(眞言)하는 방 그리고 종무소방해서 6개가 있었는데 각방마다 조실스님이 계시여서 후학들을 지도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다 소멸되고 총림이라 해야 선원 율원 강원 정도 있고 염불당은 명색만 남아있고 진언하는 방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절에서 진언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예전에 좀 둔한스님이 있었는데 그분의 은사스님이 둔한근기를 보고 천수다라니를 언문으로 토를 달아주면서 천수다라니만 하라고했습니다 예전에는 천수다라니도 순 한문으로만 되어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스님은 늘 천수다라니를 입에 달고 사시였는데 소임은 만년원주입니다 원주소임이 늘 바쁜 소임이라 걸어 다니며, 일하며, 천수다라니를 하신 것입니다
그분이 사신 절이 순천 선암사인데 한번은 지게지고 순천장 보러가서 밤늦도록 오질 안으니 사중에 조실스님이 원주스님이 틀림없는 사람인데 아직 아오니 한번 마중가 보아라. 해서 행자 몇 분이 호롱불을 들고 마중 나가는데 그때는 선암사입구에 공동묘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근데 원주스님이 공동묘지에서 묘등 앉자 서 삼매에 들어 밤늦은 줄도 모르는 것입니다 한 낮에 지게지고 올라오다가 묘등에서 잠간 쉰다는 것이 바로 묘등에서 삼매에 들어간 것입니다 행자님들이 원주스님을 깨워서 같이 올라왔는데 그 사실을 조실스님에게 말하니 조실스님이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리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도 원주스님이 장에 가서 밤늦도록 안 오기에 다시 행자님들이 호롱불을 들고 마중을 나갔는데 또 묘등에 원주스님께서 앉자 삼매에 들었고 수없는 영가들이 합장하고 서있더랍니다 행자님들이 무서워서 돌을 던져 원주스님을 깨워서 선암사로 모시고 왔다고 하는데 다음날 사중에 소문이 다났고 조실스님은 원주스님을 불러서 몇 마디 물어보시더니 공부를 인정했다고 합니다. 그 후 원주스님의 삶은 항상 말이 없이 입가에는 미소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처님공부는 영리하고 둔하고를 가리지 않습니다. 어느 수행법이던지 한 우물 파듯이 오래오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