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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영원한 스승 청화 큰스님

 

영원한 스승 청화 큰스님


무더운 여름 곡성에서 강 따라 굽이굽이 돌아서 태안사를 가는 길은 평화로웠다.  태안사 입구의  긴 터널 숲을 지나 만난 청자 화자 청화 큰스님, 큰스님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이 발 따라 왔는데 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분을 만난 것이다.

 사람이 한 인생을 살면서 존경할만한 분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것은 크나큰 복이자 인연因緣이다 태안사 초심 시절 큰스님은 태안사 토굴에서 지내셨고 행자는 운력 하면서  스펀지에 물이 적셔 들듯이 큰 스님의 삶과 가르침은 가슴에 적시여 들어왔다 

 인간은 반드시  밥 세끼를 먹어야 하고 잠은 8시간 자야 하다는  고정固定 관념觀念을 깨뜨리고 일생을 철저한 소식小食과 장좌長坐불와不臥로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신 분이셨다. 큰 스님께서는 태안사 토굴에서 동안거冬安居를 정진하시면서 백일동안 드신 식사량이 보리 미숫가루 몇 수저와 동지 팥죽 한 그릇이였다 그런데 해제 법문하시는데 법문 목소리가 쩌렁쩌렁 하시였다고 한다 선정의 힘이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것이며 사미계沙彌戒을 갓 받은 사미스님에게도 “수자修者”라고 호칭하신 겸허한 큰스님. 

태안사에서의 짧은 만남이였지만 나의 부처님 공부의 좌표座標가 되었다 그 후 나는 경공부하겠다고 태안사를 떠나 송광사 강원에 갔고 큰스님께서는 중생제도 원력으로 미국으로 떠나셨다.

그 후 송광사 강원講院을 졸업하고 천일기도을 회향하고 성륜사에 가서 인사 드렸다. 변함 없이 늘 그렇듯이 따뜻하게 맞이하여 주시는 큰스님, 나의 마음을 다 읽고 있는 느낌 이었다.

 진실한 스승의 가르침은 허다한 말이 필요없다. 당신께서 늘 몸으로 보여주시는 것이다 언제인가 해제하고 인사드리니 내 마음을 다 보시고 염불念佛수행修行에 대해서 핵심을 간결簡潔하게 말씀해 주시였다

“처음에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염불한다네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중생을 위하여 염불한다네” 어느 날 법상에 올라 항상 의문을 품었던 삼매三昧에 대해서는 고개을 돌리어 나을 향하여 일러주듯이

 “계행이 청정해야 삼매에 들어 갈 수 있습니다 ”

열반涅槃에 드신 해 가을 조선당에서 마지막으로 뵐 적에도 못난 제자을 위해서 육조경단六祖檀經을 간결하게 말씀해주시면서 격려激勵 또한 잊지 않으셨다

 “본연本然수자修者는 지금도 그렇게 공부하나 꼭 염불수행으로 끝을 보게나”

 진실한 스승을 만났기에 많이 먹거나 누우면 아 스승은 평생을 눕지 않고 일종식하고 사셨는데 하는 마음에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서 행동에 자제가 된다.

스승께서 사바세계의 인연을 접은지 4년이 되어가는 요즈음 큰스님의 법향法香을 그리워하면서  

당신께서 중생들을 위하여 고구정녕苦口叮嚀 일러주신 법문 인터넷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아 그래야 못난 제자을 위하여 베풀어주신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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