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 말에 육지에서는 “본연스님은 제주도에 별장 같은 절 지어놓고 산다.”는 말도 있고 “법당에 상호가 원만한 관세음보살 모시고 행복하게 사시는 스님이 있다”는 소문도 있어 확인하려 육지에서 방문하신 분도 계십니다.
다 맞는 말입니다 절은 전통적인 법당, 요사채를 못 지을 바에는 깔끔하게 콘크리트로 짓고 법당에는 원불 한 분, 후덕한 관세음보살님 모시고 벽채는 제일 화려한 색인 흰 페인트칠하고 지붕은 조계종 가사 색인 붉은 기와 올리고 마당에 갖가지 꽃나무와 잔디, 푸른 하늘이 잘 어울리는 별장형 암자입니다.
천 여 평 되는 도량. 처음 도량 세울 적에는 생각도 많았는데, 하나하나 떨어져 나가고 이제는 다 내려놓고 “밥이나 먹으면서 검질 매며 정진이나 하자” 하니 절로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행복의 조건은 나의 잣대로 남을 재지 않는 것입니다” 밖에서도 그랬지만 초심시절 신심과 정의감에 출가사문(沙門) 답지 않은 사문을 보면 진심(嗔心)이 올라왔는데, 나이 탓인지 도(道) 탓인지 그들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연민하는 마음이 일어나니 마음이 평온하며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나의 잣대로 남을 재지 않는 행복의 원리를 깨닫는데 는 오랜 세월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온전히 이런 업을 다 녹였다고 생각하지는 안치만 원칙을 세우고 일어나면 반조(返照)하여 놓은 것입니다.
부처님 공부는 숙연(宿緣)이 아니면 불가(不可)합니다.
다들 출가할 당시는 대도(大道)를 이루겠다고 왔으나 세월이 가면서 낙오하기 시작하여 대도(大道)는 접어놓고 끝까지 수행에 애정을 가지고 정진하는 분은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물질적으로 풍요한 세상에는 전생에 인연이 깊다고 해도 안이나 밖이나 퇴굴심 내기 좋은 시대이며, 저 자신도 박복한 인연을 알면서도 금생에 일보 전진하기가 그렇게 힘듭니다.
내 자신도 그런데, 이제는 남 볼 것은 없다고 생각이 들고 유가(儒家) 옛 글에 “자식에게 책을 물려주면 책을 보겠느냐 집을 물려주면 집을 지키겠느냐 나는 오직 음덕(陰德)만 쌓겠다.” 하는 글이 있습니다. 절집으로 해석하면 “상좌에 헐떡거릴 것 없고 불사에 헐떡거릴 것 없고 정진이나 하자” 하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정진해서 얻는 행복, 법희선열 만큼 맑고 순수한 행복한 것은 없습니다.
사바세계에서 매일 보여주지 않습니까.
권력에서 얻는 행복의 말년과
재물에서 얻는 행복의 말년을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도량에 유일한 단풍 화살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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