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스님이 출가하여서 선방에 앉자있는데 몸과 마음이 뻑뻑하고 흔한 말로 되는 일도 없고 한데 한 분이 천일기도를 권해서 천일기도를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천일기도를 한 번 회향하여도 변한 것이 없고 다시 천일기도를 시작하고.... 좀 우직하신 분이라 10년을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십년을 기도하고 나니 선방에 앉자있어도 몸과 마음이 순(順)하고 좀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하는 말을 초심시절에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출가사문은 기도가 기본이고 기초수행입니다. 또 가장 복 짓는 것이 기도라고 하고 큰일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천일기도 하라고 어른스님들은 말씀하십니다. 무슨 공부를 하던 한 우물 파듯이 십 년 공부는 해야 뭔가 조금 나아진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돌아보니 이번 4천일기도 회향이면 십년은 넘는 세월이고 아무튼 이 도량 불사하는데 고비 고비마다 시주가 들어와 은행 빚 지고라도 부처님 모신 것이 대단한 일이고 척박한 이곳에서 4년 만에 은행 빚을 청산 한 것도 기도의 힘, 부처님의 가피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 말 마지막으로 천일기도 입제하고 은행 빚을 다 정리하니 통장에 남은 것은 6십8만원인데 속으로 걱정이 공과금도 못내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어디 가서 창피스럽게 통장에 68만밖에 없다고 우는 소리할 성격도 아니고 속으로만 생각하는데 한 분이 백만 원을 입금해주어서 공과금 못 낼 걱정을 지워주는 것입니다.
무주선원의 수입은 사실 기도비 접수와 가끔 무통장입금이 전부입니다. 그 동안 통장 출입금을 살펴보니 차에 기름 5만원 주유한 날은 5만원이 입금되고 마트 가서 3만원 쓴 날은 3만원이 입금되고 차 손본다고 2십만 원 쓴 날은 2십만 원이 입금되고 시내나간 김에 신제주에서 검정콩 냉국수 8천 원짜리 카트결제한 날은 만원이 입금되어 웃었는데 병고에 근념하시는 스님에게 공양할 용체 3십만 원을 우체국가서 찾나 하고 불전함을 여니 2십9만원이 나올 적에는 놀랐습니다.
내일 공지(26일) 할 것이지만 이번 기도 회향에 법공양 큰스님 법문집을 생각하고 최소 3백부는 해야 주소록 저장된 분들에게 다 보내드리고 5백부이상은 되어야 좀 인심 좀 쓸 것인데 하고 출판사에 문의한 구입부수가 3백부입니다. 그런데 공지도 안한 법공양시주는 3백3십5만원이나 모연이 되어서 이번 기도 회향에 생각대로 무난히 5-6백부는 회향 할 것 같습니다
마치 신장이 “본연스님! 돈은 신경 쓰지 말고 정진이나 하소.” 하는 느낌이고 초심시절 구참스님에게 들었던 십 년 기도하니 모든 것이 순(順)하고 좀 생각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새삼스럽습니다.
“수행에 가장 큰 덕목은 정직(正直)입니다. 저도 법당에서 십년을 넘게 정직하게 기도하고 사니 주변인연이 순하고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이 자리를 빌려 무통장입금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부처님의 지혜와 복덕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