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추(反芻)
*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함.
저에게는 의미 있는 을미년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환갑 날 평소와 다름없이 사시기도 마치고 특식으로 떡국라면 끓여서 공양하였습니다. 가끔 찾아오신 분들과 외식도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공양은 손수 된장 풀어 끓여먹는 라면! 눈물이 많이 배여 있는 라면입니다.
손수 공양을 해결하며 새벽에 일어나 일체중생을 위한 자비관으로 시작하는 하루일과. 기도와 정진 그리고 울력 이 모든 삶에 만족합니다. 영혼이 맑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입니다. 보통 장판 때가 묻으면 정진하고는 멀어지는데 정진에 애정을 가지고 일과를 보내는 내 자신이 고맙고 이러한 인연에 감사합니다.
삶을 돌아보면 우리가 업장(잘못된 버릇, 뒤집어진 생각)녹기기 위해 정진 수행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현장에서는 주어진 업 되로 산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통찰(洞察) 한다면 많은 시비(是非)를 놓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흔히 대상이 내 의지대로 살아주기를 바라는데서 시비와 갈등이 있는 것 아닙니까?
산철에 빈둥거리는 후배스님에게 “스님 산철에 기도 좀하고 결제 들어가시면 좋습니다.” 하고 말했다가 망신만 당했는데 그 이후로는 모든 이들 업대로 사는 것 바라 볼 뿐입니다. 상대의 업을 녹여주려면 아라한과나 얻은 성자나 가능하고 이것이 아니면 “나나 반조(返照)하며 중답게 살면 끝이다”하는 것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내 자신의 육십갑자를 돌아보면 삶의 패턴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 옛날 서울 올라와 부터 손수 반찬 없는 공양해결은 변함이 없고 홀로 지네는 삶 또한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나 자신이 선택한 길입니다. 대중처소에서 묻혀서 살면 되는 것인데 이것도 업인지 홀로 척박한 땅에서 맞바람 맞으며 기꺼이 사는 것입니다. 이것을 주어진 운명, 팔자라고 생각입니다.
제주에 더불어 수행한다고 어렵게 도량하나 세웠지만 반응은 홀로 정진하는 토굴이나 별반 차이는 없습니다. 수행법회 하나 운영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제주에서만 3천일기도면 할 만큼은 한 것이고 눈앞에 펼쳐지는 현상은 나의 인연이고 복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대중과 신도님들께 시간 빼앗기고 사는 것보다 홀로 정진하며 지네는 것이 청복(淸福)입니다. 마당의 풀 한 포기라도 내가 뽑아야 뽑아지는 어려움도 있지만 인간관계에 고민은 없고 마음 밖에 헐떡거리는 것 없으니 마음은 편합니다.
말년에 보여주는 모습이 나의 전생이며 또한 다음 생입니다. 처사 시절 아련히 산중에 들어가 농사나 짓고 공부하고 산다는 생각이 나의 전생부터 해오던 습관으로 금생에도 이렇게 산다하는 생각이고 남은 원력은 염불삼매!
염불삼매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