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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환갑(還甲)

 

새해가 지난지가 몇 칠이 되었습니다. 올 해가 을미년(乙未年), 이번 을미년은 저에게는 의미 있는 해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올해가 흔한 말로 환갑, 육십갑자를 다 돌아 온 해입니다. 60년이면 한 생이라 할 만합니다.

 

한 생을 돌아보았을 적에는 불만은 없습니다. 젊은 시절의 척박한 환경에서 부정적 생각을 부처님공부하면서 많이 털어내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인정 할 것은 인정하게 되니 고해의 사바세계를 그런 대로 살만한 세계로 마음가꾸며 변방 제주에서 정진하면서 지네는 것입니다.

 

중생계가 각자 지은 업대로 사는 것이고 각자 지은 업이 다르기에 사는 모습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만 인정해도 많은 갈등과 분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흔한 갈등과 분노는 남들이 나의 생각대로 살아주기를 바라는데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하늘에 별만큼이나 다른 업(業)을 인정한다면 끝없는 시비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며 지넬 수가 있는 것입니다.

 

출가사문도 A스님은 젊은 시절 정진 잘한다고 어른스님들께 칭찬받았다고 하는데 말년은 총무원 주변에 얼쩡거리며 정치승려가 되였고 B스님은 60까지 흔히 말하는 사판승 소임 보며 사시다가 환갑에 토굴 짓고 정진하시면서 사시는데 하루 일과 시간표가 빡빡합니다. 귀소본능(歸巢本能) 법칙은 업에도 존재합니다. 결국은 전생 업 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제가 거칠게 사는 사문에게 법답게 살라하면 살겠습니까? 신심 없는 이들에게 염불하라 하면 염불하겠습니까? 중생의 업을 녹여주려면(바뀌어 주려면) 아라한과를 얻은 성자나 가능한 것이고 다만 나는 나를 바라보고 무소의 외뿔처럼 정진하며 사는 것입니다. 사실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한결같은 출가사문은 드물고 일반미와 찹쌀이 종자가 다르듯이 스님은 “스님의 종자가 따로 있다” 하는 생각이고 말년에 보여주는 모습이 진짜 나의 업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옛 어른 스님들은 “마음 밖에서 찾지 말라”하시며 마음공부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찾는 마음이란 보리심을 넘는 마음은 없다는 것입니다. 보리심(菩提心) 즉 이타심(利他心) 자비심 뭇 중생들에게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전문적인 말로 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입니다.

 

정신과 의사인 호킨스박사는 마음을 1에서 1000숫자로 표시하여 긍정심과 부정심이 만나는 선을 200선으로 표시하고 200선 아래 마음이 경멸, 미움, 갈망, 불안, 절망 가장 나쁜 마음이 좌절감으로 표현합니다. 200선 위로는 신뢰, 낙관주의, 용서, 이해, 경외 등에 숫자를 표시하며 긍정심이 결국은 자비심이고 자비심으로 상대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숫자를 560. 560에서부터 성자라 칭하며 자비심의 극치, 깨달음, 1000을 순수의식 형용할 수 없는 마음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자비심으로 상대의 병을 고쳐 줄 수 있다는 것이 중생의 업을 녹여 줄 수 있는 경계며 신심이 없는 사람 신심을 돋구어줄 수 있는 경계입니다. 이것을 증명하신 분이 수월스님이나 성 프란체스코 같은 분입니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60갑자를 다 돌아 서 있는 자리가 제주도. 텃밭일구며 염불하고 좌선하며 모든 시비를 내려놓고 연민심과 자비심을 농사짓듯이 가꾸어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삶은 만족(滿足)하며 조촐합니다. 시비를 내려놓는 곳에 헐떡거리는 마음이 소멸되고 조촐한 마음속에 가식 없는, 겸손, 검소, 정직, 소박이 다 들어있는 것 아닙니까?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될까요? 저도 사바세계를 하직하는 날이 있겠지요.

남은 세월 삼매! 염불삼매! 깊은 염불삼매가 그립습니다. 금타스님께서 사바세계에서 가장 큰 복은 삼매를 얻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삼매의 종류도 많지만 깊은 삼매를 얻어야 공부가 끝나는 것입니다. 정진에 애쓰시는 분들 많습니다. 그러나 깊은 삼매는 하늘에서 낸다는 마음이고 애쓰는 것 자체도 대단한 복이다 하는 마음입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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