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선원을 이 자리에 세우기까지의 사연은 책으로 한 권 쓸 사연이지만 아무튼 개원(開苑)한지는 이제 일 년이 좀 넘었습니다. 그 동안은 비가 오나 눈이오나 혼자서 법당에서 살았고 올 새해부터는 새벽예불 나오시는 분도 계시고 매주 일요일 아침 참선법회에 나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주지가 곡차(穀茶)를 마시고 있으면 곡차 하는 사람이 모이고 주지가 사주 뽑고 있으면 사주 보러 오시는 분들이 모이고 주지가 정진하고 있으면 정진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업 따라 인연 따라 모이는 것이고 주지의 인연 따라 모인 업들이 주지가 바뀌면 땅 속에 지렁이까지 바뀐다는 것이 하나도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무주선원의 가풍이 정진이다 보니 아무래도 정(情) 부치시는 분들은 소수입니다. 요즘은 놀이문화가 발달하여 출가사문도 정진에 물들이기가 힘든데 재가 불자님들은 더욱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주변에서 하는 말이 제주에서는 방편을 해야 산다. 신도님들에게 립 서비스를 잘해야 불사한다. 하지만 하루를 살더러도 법답게 살다 가면 만족한 것이며
제가 중생의 업을 녹여 줄만한 법은 없고 할 수 있는 것은 ‘정성 것 하는 염불, 같이 해주는 것이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같이 앉자주는 것’ 이것입니다.
이 길이 함께 성불하는 길이고 극락세계 왕생하는 길입니다.
나무아미타불
* 무주선원 깅깡? 포도 알 만한 귤인데 농약을 안쳐서 좀 못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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