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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자료/ 나무아미타불

[스크랩] `등신불` 감산대사의 광명 체험과 깨달음

 

광대한 광명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고...

 

 

중국 명나라 시대를 대표하는 선지식, 감산(1546년~1623년)은 육조 혜능의 조계사를 복권시키는 등 명말 선불교를 부흥시켰던 인물이다.

1575년 3월 감산은 중국 오대산 북대 근처 용문사를 올랐는데, 용문사는 오대산에서도 가장 깊고 험준한 곳이다. 눈더미 속에서 오래된 움막을 찾아내 머물렀다. 이 무렵에는 온 산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엄숙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 감산은 몸과 마음이 상쾌하기 그지없었고 마치 극락세계에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혼자 참선 수행을 닦아 오직 한 생각만 지킬 뿐 마치 나무 등걸처럼 앉아만 있었다.

하루는 다리 위에 앉아 있다가 홀연히 자기 몸을 잊어 버렸고 곧 고요한 상태로 들어갔다. 죽을 끓여 먹고 나서 경행(經行)을 하던 중 홀연히 삼매에 들어갔다. 몸과 마음은 사라지고 오직 큰 빛 광명의 세계만 펼쳐졌는데 마치 크고 둥근 거울 같았다. 산하대지가 거울 속 그림자처럼 보였다. 의식은 명료했고 자기 몸과 마음은 찾을 수 없었다. 삼매에서 깨어나자마자 즉시 게송을 읊었다. “한 생각 헐떡거리는 마음 갑자기 내려놓으니, 안팎의 육근과 육진 모두 훤하게 뚫렸네, 몸을 돌려 허공을 부수었더니, 이에 삼라만상이 생멸하는구나”

1576년 방문을 닫아걸고 오래 앉았더니 마침내 깊은 잠이 든 것과 똑같은 상태로 들어갔다. 동자가 와서 문을 두드렸지만 열어 주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이 창문을 뚫고 방 안으로 들어와 보았더니 감산은 승복으로 감싼 채 단정히 앉아 있었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고 몸을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았다. 불공탁자 위에 놓여있던 요령을 집어 들고 감산의 귓가에 수십 번 흔들었다. 요령은 인도에서 수행자가 삼매에 들었을 때, 깨워도 깨어나지 않으면 흔들어 깨우는 도구이다. 5일간이나 삼매에 들었지만, 자신은 그냥 잠깐인 줄로 알았다. 이 때 경계는 마치 비가 그치고 구름 한 점 없는 광활한 하늘처럼 티 없이 맑았다. 일체가 텅 비고 경계는 고요해(心空境寂) 그 즐거움은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었다. 『능엄경』에 제시된 부처님 가르침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고요함이 지극해 광명이 일체에 가득 차면(靜極光通達), 고요하게 비추는 광명 허공을 머금는구나(寂照含虛空).”

1586년 11월 그는 선원을 새로 짓고서 5년 만에 편히 쉬면서 몸과 마음을 놓아버릴 여유가 생겼다. 어느 날 저녁 조용히 앉아 있다가 밤중에 밖으로 나와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다는 조용하고 깨끗한데, 눈의 흰색과 달빛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 때 홀연히 몸과 마음, 세계가 그 자리에서 고요히 가라앉더니, 마치 허공 꽃 그림자처럼 떨어져 내렸다. 바로 이 순간 광대한 광명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고, 일체가 사라져 아무것도 없었다. 즉시 선원으로 돌아가 『능엄경』을 펼쳤더니, “몸과 마음, 산하대지와 허공이 모두 우리의 밝은 마음에서 생겨났다”는 구절이 이해되었다. 따라서 깨달음은 곧 광명체험, 깨닫는다는 것은 바로 광명을 깨닫는다는 뜻이다. 광명은 죽음뿐만 아니라 깨달음의 핵심내용이다. ‘마음의 달’(心月), ‘본지풍광’(本地風光)처럼 광명과 관련된 표현은 선승의 오도송, 열반송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1623년 죽을 날을 미리 주위에 알린 감산은 목욕을 하고 불전에 분향하고 나서 대중에게 “생사가 큰일”이라고 말한 다음, 단정히 앉은 자세로 입적했다. 이날 밤 밝은 빛이 사방으로 퍼져 조계산을 훤히 밝혔다. 산 너머 사람들은 절에 불이 났는 줄 생각했다. 입적한 지 3일이 지나도 얼굴색은 살아있는 듯 했고 입술은 붉었고 코끝에는 약간 땀이 나 있었고 손발은 솜처럼 부드러워 여전히 선정에 들어있었다. 몇 달 뒤에도 살아 있을 때와 똑같이 단정한 자세로 앉아 있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손톱, 발톱, 머리털은 길게 자라 있었고, 살색은 선홍색이었다. 옷과 신발도 아직 새 것 같았는데, 바람을 쏘이니까 곧바로 삭아 문드러져 알몸이 드러났다. 법식대로 전단향액을 몸에 발라 육신보살로 안치해 육조스님과 함께 지금까지도 중국 광주 남화사에 모셔져있다.

 

오진탁 교수

 

출처 : 아미타파
글쓴이 : 푸른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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