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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초기경전/2. 잡아함경

잡아함경 17. 비아경(非我經) 19. 결계경(結繫經)

잡아함경 17. 비아경(非我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간략히 법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는 그 법을 들은 뒤에 마땅히 홀로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겠습니다. 그리하여 선남자(善男子)들이 출가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치고서 믿음으로 집에서 집 아닌 데로 출가한 목적대로, 위없는 범행을 완전히 이루고 현세에서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법의 요점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는 그 간략히 말씀하시는 법에서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하고, 마땅히 홀로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겠습니다.……(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겠습니다'라고, 네가 이렇게 말하였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내 너를 위해 설명하리라. 비구야, 너에게 주어지지 않은 법[非汝所應之法]11)은 마땅히 빨리 끊어 버려야 한다. 그런 법을 끊어 버리면 바른 이치가 넉넉하여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리라."

이 때 그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시여, 이미 알았습니다."

"너는 내가 간략히 말한 법에서 그 뜻을 어떻게 자세히 이해하였느냐?"

"세존이시여, 색은 저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므로 마땅히 빨리 끊어 버려야 합니다. 수·상·행·식도 저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므로 마땅히 빨리 끊어 버려야 합니다. 그러면 바른 이치가 넉넉하여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세존께서 간략히 설명하신 법에서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하였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비구야, 너는 내가 간략히 말한 법에서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하였구나. 무슨 까닭인가? 색은 너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므로 마땅히 빨리 끊어 버려야 하느니라. 그와 같이 수·상·행·식은 너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므로 마땅히 빨리 끊어 버려야 하느니라. 그것을 끊어 버린 뒤에는 바른 이치가 넉넉하여 오랜 세월 동안에 안락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그 때 그 비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꾸준히 힘써 닦고 익히면서 방일하지 않았고, 꾸준히 힘써 닦고 익히면서 방일하지 않은 뒤에 이렇게 사유하였다.

'선남자들이 출가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치고서 믿음으로 집에서 집 아닌 데로 출가한 목적대로……(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았다.'

이 때 그 비구는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해탈하였다.

 

 

잡아함경 19. 결계경(結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법의 요점을 간략히 말씀해 주소서. 저는 그 법을 들은 뒤에 마땅히 홀로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을 것이고, 방일하지 않은 뒤에 '선남자(善男子)들이 바른 믿음으로 집에서 집 아닌 데로 출가한 목적대로……(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안다'라고 사유하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가 지금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법의 요점을 간략히 말씀해 주소서. 저는 그 법을 들은 뒤에 마땅히 홀로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겠습니다.……(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겠습니다'라고 말하였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내 너를 위해 설명하리라. 비구야, 결박[結]12)에 묶인 법은 마땅히 빨리 끊어 버려야 하느니라. 그 법을 끊어 버리고 나면 바른 이치가 넉넉하여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리라."

이 때 그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시여, 이미 알았습니다."

부처님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간략히 말한 법에서 그 뜻을 어떻게 자세히 이해하였느냐?"

"세존이시여, 색은 결박에 묶인 법입니다. 이 결박에 묶인 법은 마땅히 빨리 끊어 버려야 합니다. 그 법을 끊어 버리고 나면 바른 이치가 넉넉하여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수·상·행·식도 결박에 묶인 법입니다. 이 결박에 묶인 법은 마땅히 빨리 끊어 버려야 합니다. 그 법을 끊어 버리고 나면 바른 이치가 넉넉하여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할 것입니다. 이렇게 저는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신 법에서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너는 내가 간략히 말한 법에서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하였구나. 무슨 까닭인가? 색은 결박에 묶인 법이다. 따라서 이 법은 마땅히 빨리 끊어 버려야 한다. 그 법을 끊어 버리고 나면 바른 이치가 넉넉하여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수·상·행·식도 결박에 묶인 법이다. 따라서 이 법은 마땅히 빨리 끊어 버려야 한다. 이 법을 끊어 버리고 나면 바른 이치가 넉넉하여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 그 비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는 홀로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았고……(내지)……마음이 해탈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11) 팔리어로는 ya natumhaka 이고 '네 것이 아닌 것'을 말한다. 즉 색·수·상·행·식은 나의 소유가 아닌데도 범부들은 이 5온을 '나의 것'라고 여기고 집착한다.

 

12) 번뇌의 다른 명칭이며 결사(結使)라고도 한다. 이는 중생을 미혹의 경계에 결박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