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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4. 인광대사의 가언록

25.사음(邪淫)하지 말라

印光 大師 嘉言錄 25

 

   

사음(邪淫)하지 말라

 

                                                                    글: 보적(寶積) 김지수 옮김

 

 

태상 감응편(太上感應篇)에 ‘다른 사람의 예쁜 여자를 보고 사통하려는 마음을 일으킴(見他色美, 起心私之)’조차 죄악으로 규정했다. 사음의 마음을 일으키기만 해도 안 되거늘, 하물며 실제로 그러한 짓을 드러내고, 또 고의로 습관화해서야 되겠는가?

 

옛 사람은 딸을 바치는데도 받지 않았거늘, 하물며 나는 온갖 계략을 총동원하여 도모한단 말인가? 옛 사람은 어둑어둑한 밤중에 바람나 찾아온 여자도 거절했거늘, 하물며 나는 협박과 강요로 억눌러 더럽힌단 말인가? 옛 사람은(몸값으로 지불한) 황금을 내버리면서까지 첩(妾)을 돌려보냈거늘, 하물며 나는 온갖 수단 방법으로 꾀어낸단 말인가?

 

또 옛 사람은 자기 돈으로 혼수를 마련하여 하녀(노비)를 시집보내 주었거늘, 하물며 나는 신분과 위세를 빙자하여 간음한단 말인가? 옛 사람은 자기 돈으로 천민을 속죄(贖罪:죄인이나 천민의 구금 · 예속 신분을 재물 헌납으로 풀어 줌)시켜 주었거늘, 하물며 나는 남의 궁박한 위기를 틈타 위협한단 말인가? 옛 사람은 금은을 들여 남의 부부를 화합시켜 주었거늘, 하물며 나는 이간질하여 빼앗는단 말인가? 옛 사람은 자기 돈을 내어 남의 시집 · 장가를 도와주었거늘, 하물며 나는 음험한 모략으로 남의 혼사를 파탄시킨단 말인가?

 

이러한 온갖 사음의 죄는, 은밀한 경우에는 안방 규수의 수치가 되고, 밖으로 드러난 경우에는 온 집안의 모욕이 되며, 작게는 평생의 원한으로 맺히고, 크게는 목숨을 버리게 할 우려가 있다. 또 살아생전에는 천지신명께 부끄럽고 남편과 자녀 · 부모 · 형제를 대할 면목이 없으며, 죽은 뒤에는 암흑세계에 떨어져 서로 함께 지옥 · 아귀(餓鬼) · 축생의 삼악도(三惡道)를 윤회(輪廻)하게 된다.

 

사음을 저지른 나의 죄는 정말 피할 도리가 없지만, 애꿎은 상대방의 원한은 끝내 풀릴 길도 없이, 내생(來生)에 대대로 악업(惡業)의 인연을 이어 가며, 또 자자손손 대대로 참혹한 과보를 받게 될 테니, 이 무슨 운명이란 말인가? 한 순간의 욕망과 환락은 금방 지나가지만, 그로 말미암은 죄악의 과보는 미래 여러 생(生) 동안 끝없이 계속된다.

 

이 모두가 결국은 허망한 텅 빈 꽃(空花)을 진짜로 착각하고 오인하여, 욕정의 바다(수렁) 속에 깊이 빠져든 것에 불과하다. 풍류(風流)로 진 감정의 빚을 언제나 갚고, 욕정으로 맺은 원한의 죄를 어떻게 풀려고 하는가? 모름지기 여색(女色:性)은 허망하고 텅 빈 줄 간파(看破:達觀)하고, 한 순간 음욕(성욕)의 충동을 잘 참아 넘겨야 한다. 만약 잘 참아 넘기지 못한다면, 이는 아직 덜 간파(달관)한 것이다.

 

그러므로 남의 아내나 딸을 보면, 마땅히 자기 집 가족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이 든 어른은 어머니로 보고, 손 윗 분은 누나로 보며, 젊은 여자는 누이 동생이나 딸처럼 여겨라. 그러면 음욕의 마음이 일어날 수가 없을 것이다.

 

화엄경(華嚴經)에는 ‘보살은 자기 아내에 대해서도 항상 스스로 만족할 줄 안다(菩薩於自妻, 常自知足).’는 말씀이 있다. 자기 안사람에 대해서도 음욕을 지나치게 부려서는 안 되거늘, 하물며 남의 귀한 아내와 딸을 감히 범하여 어지럽힐 수 있겠는가?

 

그리고 속보록(速報錄:신속한 인과응보의 실록)에는 ‘내가 남의 여자를 간음하지 않으면, 남도 나의 아내를 간음하지 않는다.’는 말씀이 있다. 또 명률(冥律:명부 · 저승의 율법)에는, ‘남의 딸을 간음한 자는 자손이 끊기는 과보를 얻고, 남의 아내를 간음한 자는 자손이 음란한 과보를 얻는다.’고 하였다. 이 밖에 고금의 간음죄에 관한 실제 사례가 계음보훈(戒淫寶訓) · 태상감응편 · 음질문(陰  文) 등의 서적에 수 없이 수록되어 전해진다. 그런데도 감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색의 모습은 본디 텅 비어(色相本空), 요염한 애교와 자태도 허깨비(幻) 같음을 모름지기 알아야 한다. 그림 같은 꽃병에 똥만 가득 담겨 있고, 비단 같은 푸대(피부) 속에는 칼날만 섬뜩하게 숨겨 있다. (장미의 가시는 눈에 띄게 겉으로 돋아 있어 그래도 낫다:옮긴이) 그러니 어두운 방안에 홀로 한가히 거처할 때라도 허튼 망상을 일으키지 말며, 설사 사음할 인연이 묘하게 들이닥치더라도 결코 양심을 잃지 말라. 지혜의 힘(慧力)으로 잘 관조하고, 올바른 생각(正念)으로 자신을 잘 지켜라.

 

자기 마음의 양식(良識:본디 良知라 부름)이 또렷또렷 내 안에 지키고 있고, 허공의 신명과 귀신들이 삼엄하게 나를 감시하며, 머리 위의 삼태성(三台星)과 북두성(北斗星)이 초롱초롱 나를 굽어보고, 집안의 부뚜막신〔조神〕과 몸 안의 삼시신(三尸神)이 늠름하게 나를 엿보고 계신 줄을 마땅히 항상 생각하여라.

 

천당(天堂)과 극락(極樂)의 복락(福樂)도 눈길 한번 바로 돌려 금세 올라갈 수 있고, 지옥의 고통스런 윤회도 발 한번 잘못 디뎌 그냥 빠져들 수 있다네. 벼랑 끝에 내몰려서 말에 채찍질을 가하듯, 고통스런 생사윤회의 바다(눈물의 골짜기)에서 고개 한번 돌리면, 피안(彼岸)이 바로 거기라네.

 

천만 번 스스로를 지키기 어려운 그 순간에, 억만 번 침범할 수 없다는 생각을 크게 품게나. 문창제군(文昌帝君)이 내린 음욕 방지의 글이나, 종리조사(鍾離祖師)가 내린 음욕 절제의 노래를 익히 읽고 외워 힘써 지키세. 은밀히 어리석은 죄업을 짓지 말고, 덕행을 망치는 짓일랑 하지 말세.

 

창녀나 기생(접대부)을 비천하다고 몰인정하게 함부로 대하지는 말며, 머슴이나 하녀를 상놈이라고 무자비하게 막 부리지는 말세. 음란한 여자가 바람나 스스로 찾아 든다고 덩달아 맞장구치며 음욕의 불길을 지피지는 말며, 아내는 늘상 한솥밥 먹는다고 허물없이 욕정을 부려 몸을 망치지는 말세. 위아래(長幼)의 신분과 나이도 잊고서 윤리강상을 어지럽히지는 말며, 여스님(수녀)의 청정한 수행을 더럽혀 신(하느님)의 분노를 건드리지는 말세. 사람과 짐승의 경계를 어지럽히면서 수간(獸姦)의 인연을 맺지는 말며, 원수 척진 집안이라고 해서 규방의 여자들에게 분풀이를 하지는 말세.

 

음란 서적이나 그림을 보아 사음의 마음을 일으키지는 말며, 음란한 말이나 글을 지껄여 남들의 마음을 미혹시키지는 말세. 스스로 사음을 범하는 것 이외에, 양가(良家) 집안 자제들을 음탕하게 유혹하거나, 음란 서적과 음란 그림을 만들고 음담패설을 지껄이기 좋아하여, 남의 욕정을 돋구는 짓은, 모두 음란 교사라네. 또 남이 음욕을 저지르는 걸 보거나 듣고 기뻐하며 찬성하는 짓도, 스스로 범하는 것과 똑같은 죄악일세.

 

그래서 능엄경(楞嚴經)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시방 삼세(十方三世)의 모든 여래(如來:부처님)께서는 육안(肉眼)으로 음욕을 행하는 (보는) 것도 모두 음욕의 불길(慾火)이라고 부르신다. 보살은 음욕을 보기를, 마치 불구덩이 보듯 피한다.”

“만약 음욕을 끊지 않고서 선정(禪定)을 수행하는 것은, 마치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아서, 설령 백천 겁(劫)을 지나더라도(수행하더라도) 단지 뜨거운 모래에 지나지 않게 된다.”

 

엄격히 진실대로 논한다면, 굳이 꼭 음욕의 사실(행위)이 있을 필요도 없이, 단지 한 생각(一念)의 사사로운 마음만 품어도, 모든 죄악의 으뜸이라는 사음을 범하는 것이다. 무릇 항상된 성품(恒性)은 하늘로부터 부여받고, 육신의 생명(元命)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 미색을 보고서 음욕의 마음을 일으키면, 바깥 사물에 미혹되어 항상된 성품의 줏대(주체성 · 주인 의식)를 빼앗기게 된다. 그러면 하늘이 부여해 준 성품을 한번 모독하는 게 되어, 큰 불충(大不忠)죄가 된다 (忠은 中心이란 뜻으로, 속으로 속임이 없음을 가리킨다. 스스로를 속이고 하늘을 속이기 때문에 不忠죄라고 부른 것이다.).

 

또 바깥 유혹에 육신 생명의 뿌리(精氣)를 크게 뒤흔든 셈이 된다. 그러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생명을 한 바탕 크게 훼손한 것이니, 큰 불효〔大不孝〕죄가 된다. 음욕을 한 차례 일으키면, 곧 한 차례 (생명의) 이치(理)와 기운(氣)을 소모하고, 또 한 차례 하늘의 성품〔性〕과 부모의 육신 생명(命)을 내버리며, 한 차례 최고 으뜸의 죄악(사음)을 범하게 된다.

 

오호라! 어린애 시절 한 점 흠도 없는 백옥처럼 순결하던 성품과 생명이, 청년이 되면서 암흑의 죄악 얼룩만 산더미처럼 늘어가는구나. 그래서 군자는 먼저 마음을 바로잡아〔正心〕 근원을 깨끗이 정화하며, 그 다음에는 욕정을 줄여〔寡慾〕 덕행을 두텁게 함양한다. 그런데 어떻게 감히 욕정을 제멋대로 부려, 하늘을 거스르고 진리를 어그러뜨린단 말인가? 그 결과 복록(福祿)을 덜어내고 수명을 단축시키며, 온갖 재앙을 받을 것은 생각지도 않는가?

 

화엄경(華嚴經)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사음(邪淫)의 죄도 또한 중생들을 삼악도(三惡道:지옥 · 아귀 · 축생)에 타락시킨다. 만약 인간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두 가지 나쁜 과보를 받게 된다. 첫째는 아내가 정숙하지 못하고, 둘째는 뜻대로 따르지 않는 가족을 만나게 된다.”

 

또 세간에는 이런 격언도 전해 온다.

 

“세상에 사람의 욕심보다 험악한 게 없네.(世上無如人欲)

몇 사람이나 한 평생 그르치지 않을런가?(幾人能不誤平)”

 

정말 슬프고 안타깝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