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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4. 인광대사의 가언록

9. 지나친 음욕(淫慾)은 질병과 요절(妖折)의 화근 (1)

印光 大師 嘉言錄 9

 

 

지나친 음욕(淫慾)은 질병과 요절(妖折)의 화근 (1)

 

글: 보적(寶積) 김지수 옮김

 

 

세상에 건강 장수하고 자손이 번성하며 공명(功名)이 드날리고 길조와 복록이 넘쳐나길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으며, 반대로 병들어 요절하거나 후손이 끊기고 집안이 몰락하여 불길과 흉악이 엄습하길 바라는 사람도 또한 없을 게요.

 

이는 온 세상의 인지상정(人之常情)인지라, 비록 삼척동자라도 모두 그러하지 않음이 없고, 설령 몹시 어리석은 바보라도 재난과 화(禍)를 기뻐하고 경사와 복을 싫어하는 법은 결단코 없소.

 

그런데 여색을 좋아하고 음욕을 탐내는 사람은 마음이 바라는 바와 몸이 행동하는 것이 정반대로 엇갈려, 마침내 바라지 않는 것을 모두 얻고 바라는 것은 전혀 얻지 못하게 되니, 어찌 슬프지 않겠소? 제멋대로 화류계(花柳界)와 홍등가(紅燈街)를 들락거리며 여색만 밝히는 자들은 여기서 말하고 싶지도 않소. 정상적인 부부관계라도 한번 탐내어 빠져들게 되면 반드시 요절하여 운명하기 마련이오. 또 설사 지나치게 탐하지는 않을지라도 삼가 조심할 줄 몰라 거리낌 없이 행함으로써 죽음에 이르는 자도 있으니, 정말 가엾고 불쌍하기 짝이 없소.

 

그래서 옛 선현이 ‘불가록〔不可錄:차마 붓으로 기록할 수 없는 내용이란 뜻으로, 불교의 기어(綺語)에 상응하는 용어임〕’을 편집하여, 색욕(色慾)의 해악, 음욕을 막고 경계하는 격언, 착한 이가 복 받고 음란한 자가 재앙을 당한 실증 사례, 계율을 지키는 방법과 시기, 음욕을 기피해야 할 때와 장소·상황 등을 두루 밝혀 두었소. 번잡스러움을 귀찮게 여기지 않고 조목조목 상세히 분류하여 보는 이마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니, 세상을 깨우치고 백성을 구하려는 그 마음은 정말로 간절하고 진지하기 그지 없소.

 

여기에 내가 내용을 좀 더 보태고 이름을 ‘수강보감(壽康寶鑑:건강장수의 보감)’으로 바꾸어 널리 법보시하기 위해 뜻있는 인연을 굳이 불러 모으는 것은, 마음이 너무 애통하여 차마 가만히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오.

 

내게 라제동(羅濟同)이라는 한 제자가 있었는데, 사천(四川) 출신으로 나이 46세에 상해(上海)에서 선박 상업을 하였소. 그 성품이 자못 충직하고 후덕한데다가 불법(佛法)까지 깊이 믿어 관형지(關炯之) 등과 함께 정업사(淨業祉:정통염불 수행하는 재가신자 모임)를 운영하였다오. 민국 12, 3년(1923~4) 즈음에 늘상 산에 올라와 내게 귀의하고 싶어했으나 사업에 얽매여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14년(1925) 병이 몇 달간 악화되어 몹시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는데 한약과 양약 모두 전혀 효험이 없었던 모양이오. 8월 14일 약값을 계산하는데 그 액수가 너무 엄청나 깜짝 놀라며, 화가 나서 “앞으로는 설령 내가 죽더라도 다시는 약을 먹지 않겠다.”고 맹세했다오.

 

이에 그의 첩(妾)이 부처님 앞에 간절하게 기도 올리기를, 종신토록 채식하며 염불할 것을 발원하오니 남편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빈 모양이오. 그러자 그날 오후부터 병세가 호전되더니 대변으로 핏덩어리를 왕창 쏟아낸 뒤 약도 쓰지 않고 그냥 나았다오.

 

내가 8월 말 상해에 도착하여 태평사(太平寺)에 머물다가, 9월 초이틀 정업사에 가서 관형지와 만날 때 라제동도 한 자리에 있었소. 비록 몸이 아직 크게 건강해 보이지는 않았으나, 기색이 비할 데 없이 맑고 깨끗하게 빛나고 있었소. 나를 보더니 기뻐하며 “사부님께서 오셨으니, 산에까지 올라갈 필요 없이 상해에서 귀의해야겠습니다.”라고 말하기에, 초파일을 택해 그 첩과 함께 태평사에 와서 삼귀의와 오계를 받도록 하였소. 그리고 정설루(程雪樓)·관형지·정계초(丁桂樵)·구양석지(歐陽石芝)·여지련(余持蓮)·임심백(任心白) 등 여러 거사를 초청하여 나와 함께 식사도 하였소.

초열흘날 다시 자기집으로 초청하여 식사 대접하면서, “사부님은 저희들의 부모시고 저희들 제자는 사부님의 자녀입니다.”라고 말하길래, 내가 “(효자는) 부모가 오직 그 질병만 걱정한다네.1) 그때 질병이 비록 호전되었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니, 마땅히 신중해야 할 걸세.”라고 당부했다오. 그런데 애석하게도 신중해야 할 바가 방사(房事:부부 동침)임을 분명히 말하지 않은 게 몹시 후회되오.

 

그달 말일께 공덕림(功德林)에서 감옥감화법회를 열 때 그도 동참했소. 대중이 흩어진 뒤 여남은 사람이 남아 밥을 먹을 때 그가 와서 회계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 가는데, 그 얼굴이 마치 죽은 사람과 같아 보였소. 나는 곧바로 그가 방사를 치른 때문인 줄 알아차리고, 그때 단지 “(효자는) 부모가 오직 그 질병만 걱정한다.”는 말만 하고 그 까닭을 말해 주지 않아 다시 위기를 초래한 것에 대해 뼈저리게 후회하였다오.

 

그때 바로 글을 써서 방사를 끊도록 당부하려고 했으나 거처가 번잡하여 그만 두고, 사월 초 6일 산에 돌아와 곧장 음욕의 해악을 자세히 적은 편지 한 통을 부쳤소. 그러나 이미 때가 늦어 약방문(藥方文)의 효험을 볼 사이도 없이 며칠 만에 그만 죽고 말았다오. 죽을 때 관형지가 여러 거사들을 불러 모아 함께 염불하여 회향기도 해 주었다는데, 그가 서방정토에 왕생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삼악도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오.

 

무릇 몇 달간 크게 앓던 질병이 삼보의 가피력으로 약도 쓰지 않고 나은 뒤, 열흘 남짓 만에 기색이 보통사람을 훨씬 능가할 정도로 맑게 빛나더니, 신중해야 할 줄 모르고 그만 잘못하여 방사를 행해 죽고 말았소. 이는 단지 자기 생명을 해친 짓일 뿐만 아니라, 삼보의 자비로운 은혜마저 저버린 허물이 몹시 크다오.

 

나는 그의 부음을 듣고 마음이 매우 아팠소. 세상에 조심하거나 절제할 줄 모르고 거리낌 없이 굴다가 죽어가는 자가 수없이 많은 사실을 생각하니, 만약 나마저 이를 예방하고 보호하는 방편법문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여래께서 대자대비로 중생의 고통을 구제하는 불도(佛道)를 크게 잃을 것만 같았소. 그래서 ‘불가록(不可錄)’을 증보 발행하여 널리 유포시키면,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거리낄 줄 알게 되어 목숨까지 잘못 내버리는 일은 줄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소.

 

마침 한 거사가 모친의 유산 천육백 원(元)으로 좋은 책을 인쇄하여 법보시하고자 원하기에, 내가 그에게 그 돈으로 전부 『수강보감(壽康寶鑑)』을 인쇄하여 청춘 남녀를 미리 위험에서 건져주자고 권했소. 그러면 라제동 한 사람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이 책을 읽을 모든 사람들이 조심하고 절제할 줄 알 것이며, 아울러 책이 유통되고 서로가 권고해 나가면 온 세상 사람들이 함께 건강장수를 누리고 홀아비 홀어미나 고난이 날로 줄어들 것이오.

 

그렇게 된다면 라제동 한 사람의 죽음이 모든 사람에게 건강장수를 가져다 줄 것이니, 그의 죽음이 도리어 공덕이 되겠지요. 이 공덕을 극락왕생에 회향기도하면, 반드시 사바고해를 하직하고 서방정토에 올라가 아미타불의 제자가 되고 연화세계 청정대중의 좋은 도반이 될 것이오.

 

맹자(孟子)도 말한 적이 있소.

“마음 수양은 적은 욕심보다 더 좋은 게 없다(養心莫善於寡欲). 그 사람됨이 욕심이 적으면, 비록 천성을 잃은 게 있을지라도 적을 것이며, 그 사람됨이 욕심이 많으면, 비록 천성을 지닌 게 있을지라도 또한 적을 것이다.”

 

건강할 때도 오히려 욕정을 절제해야 마땅하거늘, 하물며 큰 병을 앓고 나서 막 나은 때야 오죽하겠소? 10년 전에 한 갑부 상인의 아들이 일본에서 양의학을 공부해 시험에 일등으로 합격했다오. 전차를 탔는데, 차가 완전히 멈춰서기 전에 뛰어 내리다가 한 팔이 부러졌지 뭐요. 마침 그가 이 분야의 의사인지라 얼마 안 되어 곧 나은 모양이오. 무릇 뼈를 다친 사람은 최소한 백수십 일 동안 여색을 가까이 해서는 절대 안 되는데, 그가 팔의 골절이 나은 지 얼마 안 되어 모친의 수연(壽宴:장수 축하 잔치)에 참석하러 귀국했다가 밤에 아내와 동침한 뒤 이튿날 즉사하고 말았소. 이 아들은 자못 총명하여 의사까지 된 사람인데, 어찌하여 이러한 기본 금기사항조차 새까맣게 모르고 잠깐의 환락 때문에 지중(至重)한 생명을 잃었단 말이오? 이보다 더 애통한 일이 어디 있겠소?

 

재작년 한 상인이 때마침 호황을 타서 며칠 전 장사로 6, 7백 원(元)을 벌었다오. 자못 득의양양한 그는 다음날 그의 첩(妾) 집에서 처(妻) 집으로 갔는데, 그의 처가 몹시 기뻐하더라는 거요. 때는 (음력) 5월이라 날씨가 몹시 무더워, 처가 선풍기를 틀고 몸을 씻게 한 뒤 얼음물에 물을 타서 마시도록 주었다오. 단지 시원하게 열을 식힐 줄만 알았지, 동침할 때 몸을 차갑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몰랐던 게요. 그래서 세 시간도 채 못 되어 복통으로 죽고 말았다오.

 

이렇게 보면, 세상에 절제할 줄 모르고 거리낌 없이 굴다가 죽는 자가 몇 천만 억이나 될 지 알 수 없소. 예로부터 복록을 최고로 누리는 사람은 황제보다 더한 이가 없을 게요. 복록이 최고면 수명 역시 길어야 할 법한데, 자세히 살펴보면 십중팔구는 모두 장수하지 못했소. 이 어찌 일 많이 벌이기를 좋아하면서 게다가 절제와 금기를 지킬 줄 몰라 스스로 목숨을 재촉한 결과가 아니겠소? 또한 세상에 아주 총명한 천재들도 대부분 장수하지 못하는데, 이러한 금기를 잘 몰라 빚어지는 게 거의 틀림없으리다.

 

나는 늘상 말하기를, 세상사람 중에 4할은 색욕으로 죽고, 또 다른 4할은 비록 색욕을 직접 원인으로 죽지는 않지만 색욕을 탐하여 쇠약해진 몸이 다른 감염을 받아 간접으로 죽으며, 타고난 수명을 온전히 누리고 죽는 사람은 십분의 일에 불과하다고 강조하여 왔소.2) 아득히 넓은 세계에 수없이 많은 중생 가운데 십중팔구는 색욕으로 말미암아 죽으니, 어찌 슬프지 않겠소?

 

이상이 바로 내가 ‘건강 장수의 보감’을 유통시키려고 하는 까닭이요. 그래서 나는 세상에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나 또는 동포를 위해 화근을 예방하고 행복을 지어주려는 분들은 모두 이 책을 인쇄·배포하여, 사람들이 절제와 금기를 깨닫고 귀중한 생명을 잃거나 망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어 주길 바라오.

 

제멋대로 화류계와 홍등가를 들락거리는 자들의 대부분은 스스로 정견(正見)을 확립하지 못하고, 제비 같은 친구나 음란 서적의 나쁜 꾐에 빠져 자신을 음욕의 바다에 내던진 채 헤어날 줄 모르고 있소. 만약 이 책을 자세히 읽어보기만 한다면, 그 이해득실을 뼈저리게 알게 될 것이요. 조상이나 부모의 명예와 치욕, 자신의 생사와 성패, 그리고 자손의 총명 여부와 흥망 등에 관한 내용들이 불을 보듯 훤하게 밝혀져 있는데, 천치바보가 아니라면 누가 직접 눈으로 보고도 마음이 뜨끔하게 놀라 절제하려 힘쓰지 않겠소?

 

이 책을 본 뒤로 각자 부부간의 천륜에 절도 있게 만족하면서 지나친 탐욕으로 몸을 해치는 일이 없다면, 금슬 좋게 나란히 늙어가며 건강과 장수를 누릴 것이오. 욕망이 적은 사람은 항상 자식이 많고, 또 그 자식들은 틀림없이 체질이 강건하고 마음이 선량하며 의지가 굳센 법인지라, 결코 자신을 망치는 과오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분명히 부모를 영광스럽게 빛내는 훌륭한 인재가 될 것이오.

 

이것이 바로 내가 장기간 향을 사르며 기도 축원해온 바라오. 바라건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 같은 마음(同心)을 내어 인연따라 널리 유포시켜 준다면, 중생들에게도 몹시 다행이고 국가민족에도 매우 다행이겠소.

 

민국 16년(1927) 정묘(丁卯) 늦봄

항상 부끄러운 중(常漸愧僧) 석인광(釋印光)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