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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화 큰스님 법문집/3. 광륜

창간호.무명無明을 밝히는 광륜光輪

【 광륜 창간호 2002년 봄 】


축 사

       

무명無明을 밝히는 광륜光輪


청화 큰스님


 바야흐로 세계화시대의 지구촌은 참으로 질풍노도(疾風怒濤)의 격변과 얼키고 설킨 심난한 혼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무지무명을 벗어나지 못한 무시업력(無始業力)의 소치로서 필연적인 인과응보의 인생고해(人生苦海)입니다.

 이제 불연(佛緣)이 도래하여 출범하는 『광륜光輪』지(誌)는 비록 그 출발은 소박하고 고독한 총총걸음이지만 역사적 사명을 통찰한 광륜법우(光輪法友)들의 불타는 결의는 실로 삼천대천세계를 뒤흔드는 투철한 구도정신이 세차게 출렁이고 있습니다.

 

 무릇, 모든 종교의 쇠락현상은 후기산업사회의 팽배한 물신(物神)풍조와 아울러 각기 종교사회의 분열갈등과 편협한 신앙근본주의의 소산으로서 그 폐해는 가(可)히 세계적 규모로 확산되어 심각하게 인류사회의 평화를 위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와같이 혼탁한 역사적 혼란과 종교사회의 누적된 질곡을 벗어나는 일이 너무나 벅차고 험난한 형극(荊棘)의 길이기는 하지만, 우리 광륜법우들의 투철한 반야지혜와 불퇴전의 정진력은 한사코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선구적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민족사회는 비록 동북아시아의 가장자리에 자리한 상처투성이의 한 많은 분단의 땅일지라도, 우리는 세계사史의 숙명적 냉전(冷戰)이 사생결단으로 대결하는 처절한 현장에서 오직 화해와 평화공존만이 우리 인간존재의 유일한 구원의 길임을 뼈저리게 체험하는 천혜(天惠)의 기회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이데올로기의 치열한 대립을 비롯하여 천차만별로 반목갈등하는 모든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오로지, 일체만유의 생명의 실상인<진여불성眞如佛性>에 입각한 가장 보편적이고 궁극적인 새로운 휴머니즘에 의해서만 비로소 홍로점설(紅爐點雪)의 해결이 된다는 자명(自明)한 도리를 명증적으로 깨달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류사회의 공동선(共同善)의 근원은 바로 동서양 모든 성자(聖者)들의 무아평등(無我平等)한 한결같은 교훈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다원주의(宗敎多元主義)시대의 필수적인 과제는 우선 각기 자기종교신앙에 대한 순수한 정통성 확립과, 다른 세계적 종교에 관한 깊은 연찬(硏鑽)을 통한 화해협력의 증진인 것이며, 그것은 바로 우리 종교인들이 결코 피할 수도 없고 지체할 수도 없는 절박한 요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우리 종교인들이 진정한 구도정신으로 인류사회의 대화회통(大和會通)을 위하여 혼신의 보살행을 다할 때, 우리는 정치 ․ 경제 ․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반드시 빛나는 역사적 향도(嚮導) 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광륜법우들의 비장한 서원과 환희용약하는 자랑이 있습니다.


    청 화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