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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달라이라마 봉축 메시지

 

한국불자들에게 띄우는 달라이라마 봉축 메시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지난 9일 한국불자들에게 자필 서명이 담긴 봉축 메시지를 보냈다. 달라이라마는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류에 공헌하는 것”이라며 “자비, 인욕, 비폭력과 같은 가르침과 연기법의 이치는 내면적 행복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불자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에 참가한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달라이라마의 서한 원문과 번역문을 싣는다.


“최선 다한 이타행이 곧 수행”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시고 인도에서 법을 펼치신지 약 2500년이 흘렀으나 아직도 그분의 가르침은 늘 새롭고 오늘날에도 의미가 큽니다. 민족과 지역을 넘어서서 우리 모두는 행복을 갈망하고 고통을 싫어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수행으로서 ‘최선을 다한 이타행’을 권하셨습니다. 나아가 만일 우리가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최소한 타인에게 해로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까지 말씀하셨습니다.

 불교의 수행 중에는 명상을 통해서 우리의 마음을 훈련시키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을 편안히 하고, 사랑, 자비, 관용, 인욕과 같은 자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이러한 수행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해야만 합니다.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류에 공헌하는 것입니다. 불교의 이념에 따르자면 이교도를 불교도로 개종시키는 것은 우리가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것과 비교하여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타행’을 통해서 만족과 인욕의 실례를 보여주셨습니다. 핵심은 마음의 평화에 있습니다. 평온한 마음과 이성적인 판단력으로 난관을 직면하고 극복할 수 있다면, 그 순간 우리 내면의 행복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는 것입니다. 자비, 인욕, 비폭력과 같은 가르침과 만법이 상호 상관관계에 있는 연기법의 이치는 내면적 행복의 원천이 됩니다.

  세상은 점점 서로 의존적이 되어서 우리의 복지와 행복은 다른 많은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들 각자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인류입니다. 우리가 부자이든 가난하든, 교육을 많이 받았든 그렇지 않든, 이 사회적 계급에 속하든 저 사회적 계급에 속하든, 이 종교를 믿든 저 종교를 믿든 무종교인이든, 우리 모두는 행복을 추고하고 고통을 싫어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평화와 행복을 위한 타인의 권리는 우리의 권리만큼 소중하기 때문에 타인이 도움을 요청할 때는 우리가 도와줄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의 추구와 고통의 극복을 타인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는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고 서로의 삶에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을 보편적 의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불자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그리고 ‘부처님  오신 날 봉축 행사’에 모인 모든 참석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부처님의 가피를 발원합니다.


2008년 5월 9일 달라이라마 


불교신문 2008년 5월 17일 토요일/불기25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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