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점점 깊어갑니다. 그러나 하동 여여암은 영하의 날씨라고 라고 해도 종일 햇살이 마당에 가득하고 바람이 없어 체감온도는 제주도 보다 따뜻하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추워도 추위를 못 느끼고 지내는데 지난날 어려웠던 시절 겨울 아련히 떠오릅니다.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최전방 GOP, 저녁 5시에 중무장하고
초소에 들어가 다음 날 아침 7시 반에 철수하는 시절도 있었고
겨울, 시멘트 포대 종이로 도배한 일명 함바, 숙소에서 먹고 자며
허허벌판 건설 현장에서 보낸 세월도 있고
제일 싼 정부미 혼합 곡에 간장으로 겨울을 넘긴 적도 있고
빚에 시달리며 겨울나기를 힘들게 보낸 세월도 있습니다.
철학자가 말하기를
물질적 풍요는 정신적 빈곤을 가져오고
육체적 고통은 정신적 발전을 가져온다고 하였습니다.
삶의 고통에 무너지면 폐인(廢人)인 되는 것이고
고통을 딛고 일어서면 성인(成仁) 되는 것입니다.
실패 없는 성공은 의미가 없으며 실패 또한 자산(資産)입니다.
한 번 어려움을 겪고 일어설 적마다
눈꺼풀 한 겹이 벗겨지면서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지금 돌아보니 지난날의 어렵고 힘든 시절이 아름답습니다.
지난날의 어려움을 극복한 힘이
자비관 할 수 있는 자량(資糧)이 되었습니다.
화개 범왕리 개울 따라 올라가는 길, 가게 문 닫은 집들이 남의 일 같지 않고
무안 공항 사고로 일을 당하신 분들,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북풍이 몰아치는 겨울,
삶의 고통받는 모든 이들이 모두 고통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정과 뜻한 바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