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심론 읽기(1)

들어가는 글

 

 

벽산당碧山堂 금타金陀 대화상(1898～1948)은 일제 강점기와 광복의 혼돈 속에서 자신의 깨달음을 철저히 감추시고 불같이 사시다 가신 분입니다. 스님의 친척 되는 노 보살님의 증언證言으로는 그분의 키는 그리 크지 않았고, 얼굴에 약간의 얽은 자국이 있었으며 어릴 적부터 천재 기질이 있었다고 합니다.

 

금타金陀 스님의 남아있는 자취는 당신의 깨달음의 세계를 메모지에 남겼던 것을 청淸자 화華자 청화 큰스님께서 편집한 『금강심론金剛心論』 뿐입니다. 그러나 『금강심론金剛心論』은 한문漢文과 전문용어로 되어 있어 현대인이 접근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에 제가 비천卑賤한 살림살이를 가지고 신심信心 하나로 해석하고 자료를 모으고 사전을 찾아가며 주註를 달고 정리하여 『금강심론金剛心論 읽기』라는 이름으로 본서를 내놓기까지는 수년數年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한편으로는 『금강심론金剛心論 읽기』가 해석解釋의 오류誤謬로 인하여 대화상께 누累가 되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비천한 알음알이로 『금강심론金剛心論』을 정리하면서 그분의 박학다식博學多識함에 감탄할 뿐입니다. 그리고 박학다식함이 그냥 이론理論으로 만이 아니라 경전經典에 근거한 철저한 수행과 깨달음의 경지境地에서 나온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금강심론金剛心論』 한 구절 한 구절 속에는 금타金陀 스님의 ‘일인전一人傳에 일인도一人度’의 서원誓願이 서려있습니다. 특히 2장 ｢보리방편문菩提方便門｣ 은 중생에서 부처의 길까지 간결簡潔하고 확실하게 일러준 법문입니다. 마치 산 정상에 오르신 분이 올라가는 길을 지도를 보고 손으로 짚어가면서 일러주듯이, 범부에서 부터 부처가 되는 길까지 철저히 경전에 근거根據하여 말씀하셨고, 경전의 폭은 소승小乘 경전부터 대승大乘 밀교密敎까지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금강심론金剛心論』한 권 읽는 것이 모든 경전을 다 읽은 것과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청화淸華 큰스님께서도 말씀하시기를 “『금강심론金剛心論』한 권이면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다. 특히 ‘해탈解脫 16지地’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니 ‘해탈解脫 16지地’를 의지해서 공부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금강심론金剛心論 읽기』가 좀 어렵더라도 천천히 한 대목 한 대목 숙독熟讀한다면 수행修行에 정안正眼을 갖춘 나침판이 될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금강심론金剛心論 읽기』는 제주 자성원[2006년] 시절부터 신심信心 하나 가지고 번역하기 시작하여, 애월 고내봉 토굴[2009년]에서 탈고脫稿 출판하였습니다. 그러나 비천한 살림살이로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던 차, 이번[2019년]에 운문암雲門庵에서 발행한 『금강심론金剛心論』과 태안사泰安寺에서 발행한 『금강심론金剛心論』을 그동안의 오류誤謬와 오자誤字를 바로잡고 주註도 추가하여 정리 출판하였습니다. 이어 아직 『금강심론』을 번역하기는 역부족力不足임을 절실히 느끼며, 부끄럽지만 후일의 일보 전진을 위하여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금강심론金剛心論』을 다시 한 번 정독하면서, 금타金陀 대화상의 깨달음의 세계는 ｢보리방편문菩堤方便門｣에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보리방편문｣을 설명하기 위하여 『수릉엄삼매도결首楞嚴三昧圖訣』을 지으신 것이 분명하고, 『우주宇宙의 본질本質과 형량形量』 역시 맨 마지막 부분은 ｢보리방편문｣ 내용과 일치합니다. 『금강심론金剛心論』은 소납小衲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부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가운데 한 두 구절 이해한다면 수행에 도움이 많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번 지루한 교정 작업에 동참하여주신 보원普圓스님, 광주의 문수현文守炫거사님, 진주의 인성認性보살님, 그리고 제주의 효상曉相거사님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기해년己亥年 2019년 12월

                                                                               연지蓮池 본연本然 합장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