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사시절 저도 답답해서 청개천 3가 흔한 말로 봐주는 집에 간 적이 있는데, 이 양반이 이리저리 풀더만 “아저씨 조금만 더 고생하시면 됩니다. 늙을수록 광나는 사주입니다. 늙을수록 광나는 사주가 제일 좋은 사주입니다.” 합니다.
언제인가 재미삼아 사주 잘 뽑는 스님에게 보았더니 역시 말년 운이 좋다고 하는데 아무튼 말년 운이 좋다는 소리는 몇 번 들었습니다.
출가 사문이 말년 운이 좋아 말년에 이름도 나고 좋은 승용차에 불사도 크게 하고 상좌도 거느리고 그렇게 산들 몸뚱이와 헤어질 적에 이별이 힘들어 몇 년 똥오줌 싸며 고생하다 떨어진다면 좋은 말년 운이 도리어 독(毒)이 된 것입니다.
또 갈 적에 그리 험하게는 안가더라고 공부보다 대접이 후한 복은 다음 생에는 독이 되는 것입니다. 옛 글에도 사미스님이 과한 공양대접을 받고 그 집에 버섯으로 삼생을 태어나 빚을 갚았다는 글이 있습니다. 또 응공(應供)! 아라한을 응공이라 하는데 마땅히 공양 받으실 분, 즉 아라한과에 올라야 신도님의 과보 없는 공양을 떳떳이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출가사문의 대운(大運)은 한마디로 삼매(三昧)를 얻는 것입니다. 금타스님 글에도 사바세계에 가장 큰 복은 삼매를 얻는 것이라고 하시였습니다. 깊은 삼매를 얻어야 미세 망념까지 제거하는 것이고 삼명육통이 되는 것입니다.
재물 운은 노력 없이도 들어 올 수 있다고 하지만 삼매는 부단한 가행정진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것입니다. 재물에는 항상 과보가 있고 삼매에는 무량한 공덕이 있습니다.
말년에 법상에 올라 불사하겠다고 돈 법문하시는 분들 보면 애처롭고 말세에 이런 저런 이유로 승납이 묵으면 정진은 뒷전으로 빠지는데 이렇게 변방 제주에서 정진하는 제 자신을 보며 말년 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겨울 도량을 장식하는 털 머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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