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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3. 수행자료

2. 사십구재의 의의


2. 사십구재의 의미

              〓새로운 삶을 받는 시간


  49재에서 말하는 49일이란 죽은 이가 중유기(中有期)에 머무르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중유기란 임종 후부터 새로운 생을 받기 전, 즉 죽은 후 다음 생이 결정되는

그 사이를 말합니다. 우리는 보통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윤회의 굴레는 그렇게 쉽사리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한 생을 마감하면 선악의 결과에 따라 마치 새 옷을 갈아입듯이 극락이나

지옥, 축생(짐승)이나 아수라 등 그 어떤 세계에 다시 태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49일 동안 중유기에 머무르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주로 악업을 아주 많이 지은이나 선업을 아주 많이 쌓은 이의 경우는 중유기를 거치지 않고 곧 바로 지옥이나 극락으로 가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삶은 대체로 선한 일도 하고 악한 일도 해서 선업을 많이 지었는지 아니면 악업을 많이 지었는지를 심판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 기간이 49일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중음신(中陰神)으로 떠도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죽으면 생전에 지은 선과 악의 무게에 따라 지옥이나 극락 등 업보에 맞는 세계에 태어나게 되는데 그 결정을 7일 만에 1번씩 심판하여 늦어도 49일 안에는 모두 심판합니다. 그래서 죽은 지 49일 동안은 죽은 뒤 어떤 삶을 다시 살게 될 것인가가 판가름 나는 대단히 중요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증유기는 왜 꼭 49일인가?

구사론과 유가사지론 등에 따르면 중유기에 머무르면서 다시 생을 만나지 못하면

수 차례 죽고 다시 태어나는 것을 반복하게 되는데 그 기간이 7일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은 죽어서 7일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은 죽어서 7일마다 생사를 반복하면서 출생의 인연을 찾는데  그 최대기간이 49일이라는 것입니다.

설사 49일 이전까지는 다음 생이 결정되지 못한다하더라도 49일째에는 반드시 다음 생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49재를 임종 후 매 칠 일째 마다 일곱 차례에 걸쳐 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칠 일 마다 49재를 지내는 또 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는(시왕신앙)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염라대왕을 비롯한 유명계(저승)의 시왕(十王)이 죽은 이들을 심판하는데   매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레마다 심판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49일째가 되면 반드시 심판을 내려 내세의 과보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49일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경전에서 등장합니다. 지장경에는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자기의 죄와 복을 알지 못한 채 어둠 속을 헤매다가 염라대왕 앞에서 생전에 지은 업보의 옳고 그름을 따진 뒤에야 업에 따라 다음 생을 받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때까지 49일 동안 영가는 중음신으로 떠돌게 되는 것입니다.


나고 죽기를 반복하며 전생의 업보를 냉엄하게 심판받는 세계, 그 혼미한 세계에서의 49일은 영가에게 진정 두렵고 막막한 시간일 것입니다.

육신을 벗기 전에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누구나 죽음과 동시에 이러한 중유기를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옛 큰스님들도 이 49일 간의 힘겨운 여정을 누누이 일러 주시며 죽음을 미리미리 준비하라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신비의 땅 티베트에서는 천년이 넘도록 성전으로 모시고 있는 교전이 있습니다.

바로 테베트어〈바르도 퇴돌 〉이라는 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사자(死者)의 서(書)

라는 제목의 번역본이 있습니다. 이 책은 깨달음을 터득한 고승들이 중생구제를 위해 다시 이 세상으로 환생한 후에 스스로 체험한 중유기에 대하여 써 놓았는데, 49일 간의 중유기가 어떤 현상으로 영가에게 펼쳐지는지 세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중음천도밀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책을 보면 죽은 날로부터 49일 동안 영가가 맞이하게 되는 현상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마치 영상으로 보여 주듯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자꾸만 이승으로 돌아가려는 영가, 그러다가 그리움과 회한으로 애달파하는 영가, 마침내는 두려움으로 혼미해진 영가가 어떤 생을 선택하게 되는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말해 주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이 이미 하는 것은 죽음을 준비하라는 겁니다. 죽음과 맞닥뜨리기 전에 수행 정진할 것을 권유하며 설혹 부지불식간에 죽음을 맞이했다면 남아 있는 이들이라도 영가의 죽음을 예사로 보지 말고 49재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영가를 바른 세계로 인도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49일은 죽음을 준비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며 동시에 새로운 생을 준비하는 데 주어진 시간입니다.


사십구재의 의식 내용


사십구재의 기본 정신은 영가를 천도하여 부처님의 나라로 인도하고 나아가 무명(無明)을 벗고 해탈(解脫)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 관 욕    : 영가를 목욕재계 시키는 의식

상단불공 : 영가에게 재 공양을 올리기 앞서 먼저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고

              영가에게 부처님의 가호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불교의식

영가법문 : 큰스님법문 또는 49재 의의 설명

관음시식 :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로 영가를 천도하는 의식

봉 송    : 영가가 중음신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빌어 극락세계로 가게 되었음을

              환송하는 의식

소 전    : 밖으로 나가 영가위패와 옷 가지 등을 태우는 의식


불교에서는 사십구재를 올릴 때는 주로 부처님의 경전이나 좋은 게송을 읽는 것을  중심으로 합니다. 스님들이 목탁과 요령 등의 법구(法俱)를 사용하면서 그 박자에 맞추어서 송경을 하는 것이지요.


재를 올리는 절차는, 먼저 영가를 목욕재계(沐浴齋戒) 시키는 의식으로 관욕(灌浴)을 합니다. 재를 올리는 영단(靈壇)옆에 별도로 관욕단(灌浴壇)을 차리고, 그 단을 병풍으로 가립니다. 가린 병풍 속에는 작은 상위에 촛불을 켜고 향로와 영가의 위패, 종이로 접은 영가의 바지저고리 옷을 한 벌 놓습니다. 맑은 물을 깨끗한 대야에 담아 놓고 기왓장이나 벽돌을 하나 옆에 둡니다. 맑은 물에는 좋은 향을 담가 놓습니다. 향내가 나는 물에 영가가 목욕을 하라는 뜻입니다.


법주 (재 의식을 주관하는 스님)가 관욕의식의 염불을 하는 중에 화의재 진언(化衣財眞言)을 염송하는 대목에 이르면 바라지(법주를 도와 재 의식을 주관하는 스님)를 하는 스님은 병풍 뒤에서 종이로 접은 바지저고리를 태웁니다.

바지저고리를 태울 때 대야 옆에 기왓장을 놓고 그 기왓장 위에서 태우는데 탄 재가 대야 속 물위에 떨어지도록 합니다. 중요한 것은 매우 정중하고도 신비롭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관욕이 끝나면 이어서 상단불공(上壇佛供)을 합니다.


상단이란 부처님을 모신 단을 이르는 말로 상단불공이란 영가에게 재 공양을 올리기 앞서 먼저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고 영가에게 부처님의 가호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불공 의식입니다. 이 불공은 평소 부처님에게 하는 불공 법식과 별반 다를 것이 없지만, 다만 아미타불이나 지장보살님께 불공을 올린다는 것과 축원(祝願)을 할 때 영가의 극락왕생(極樂往生)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는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상단 불공이 끝나면 큰스님을 청(請)하여 영가법문(靈駕法門)을 듣기도 합니다. 대개의 사찰에서는 영가법문을 생략하기도 하고 아니면 의식을 집행하는 법주가

간략하게 사십구재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무명(無明)속에 혼침(昏沈)하는 영가가 홀연히 한 생각 보리심(菩提心)을 내어서

번뇌(煩惱)를 끊고 해탈(解脫)을 이루라는 것입니다.

영가가 살아생전 자신의 육신(肉身)이 자신의 전부인 것으로 생각하다가 이제 그 귀중하게 생각하던 육신을 잃어버리고 중음의 신세가 되어 떠돌 때, 큰스님의 활구법문(活句法門)을 듣고 한 생각 마음의 문이 열린다면 그보다 더 좋은 사십구재 공양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영가 법문이 끝나고 나면 재를 올리게 됩니다. 이 재에도 여러 가지 화려하고 복잡한 것이 많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냥 관음시식(觀音施食)을 여법하게 합니다. 그 의식을 더욱 장엄하게 하고 재의 공덕을 높게 하기 위하여 금강경을 독송하기도 하며 대중 스님들이 많이 사는 절에서는 이 금강경을 독송할 때 대중이 모두 같이 동참해서 합송(合誦)을 하는데  매우 장엄합니다.


이 밖에 재를 지내는 의식 가운데 매우 화려하고 장엄한 의식으로는 영산재(靈山齋)라는 것이 있는데  이 영산재(靈山齋)는 여러 법회에 두루 사용하는 의식입니다.

그러나 규모가 크고 어려워서 보통 일반 법회에는 하기가 힘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십구재의 재공양이 끝나면 뒤이어 봉송(奉送)이 시작됩니다. 영가가 중음신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빌어 극락세계로 가게 되었으니, 환송을 하는 의식입니다.

재주가 되는 상주에게 영가의 위패(位牌)와 사진 등을 들게 하고 상단의 부처님을 향하여 섭니다.


그러면 법주스님은 먼저 부처님께 봉송게(奉誦偈)를 읽고 절을 한 다음 법성게(法性偈)를 읽으면서 목탁을 치고 법당을 돌고 이어 밖으로 나가 영가의 위패와 옷가지 등을 태웁니다. 이것으로 모든 재 의식은 끝나게 됩니다. 불교에서는 사십구재를 지내면 탈상(脫喪)을 합니다. 이미 영가는 천도를 받아 극락왕생을 했거나 아니면 다른 생을 받아갔다고 보는 것입니다. 일단 중음신으로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사십구재의 기본 정신은 영가를 천도하여 부처님의 나라로 인도하고 나아가 무명(無明)을 벗고 해탈(解脫)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지극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재를 올릴 때는 자기 분수와 형편에 맞추어 정성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찰에 따라서는 사십구재를 올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돈이 얼마 정도 들 것이라는 기준을 정해 놓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부득이한 경우고 사실에 있어서는 사십구재 뿐만 아니라 기타  다른 불공 같은 것에도 금액이 얼마다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저 자기 살림의 형편에 맞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앞서간 부모님이나 형제의 영가를 위하여 얼마나 정성을 다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영가를 위해서도 그렇게 재를 올리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것입니다.


평소 살아계실 때 못다 한 효도를 사십구재 한번 정성을 다하여 잘 올림으로 해서

부모님의 영가가 악업의 굴레를 벗어난다면 그보다 더 큰 효도가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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