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청화 큰스님 서적/6. 정통선의 향훈

광주 금륜회관 개관 축하 법어

 

                                                         광주 금륜회관 개관 축하 법어



  오늘 금륜회관의 개관경찬(慶讚)법회는 싸늘한 초겨울날씨와 착잡한 사회생활 속에서 피곤한 우리 사부대중의 스산한 마음을 훈훈하게 어루만져 주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러한 축복된 개관 법회를 봉행하게 된 것은 오로지 존경하는 금륜회 법우 여러분들의 지극하신 신심과 투철하신 보살행의 결정으로서 산승이 외람히 출가사문을 대표하여 충심으로 수희(隨喜) 찬탄과 존경과 치하의 합장을 드리는 바입니다.


  아직 불연(佛緣)이 성숙하지 못하여, 대 광주광역시에 불교회관 하나도 없음을 못내 섭섭하게 생각 하였는데, 이제 순수한 재가불자님들의 발보리심의 정화(精華)로써 여법한 금륜법당이 이루어지게 된 것을 거듭 경하 축복하여 마지않습니다.


 오늘날, 어느 계층이나 유무식을 불문하고 갈등과 혼란을 거듭하는 현대사회의 위기현상에 대하여 심각한 불안과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더욱 답답하고 우울한 것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인간의 고질적 병폐인 탐욕과 분노를 정화하는 명쾌한 해답을 내리지 못하고, 갈수록 파멸의 낭떠러지로 치닫고 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개인이나 가정이나 국가 사회를 막론하고 모든 혼란과 불행의 근원은, 바른 인생관과 가치관의 상실에서 오는 것임은 췌언(贅言)할 필요도 없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러기에, 현대와 같이 각종의 이데올로기가 얽히고 설 켜서, 그 매듭을 풀 수가 없고 가장 정당하고 평화로와야 할 종교마저도 수많은 교파와 종파 또는 문파 등으로 난립하여, 자기들의 교리와 주장만이 최상 유일이라고 우겨대는 다종교의 혼란상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불행한 현상을 극복하는 오직 하나의 길은, 우리 불교와 같이, 일체 만유의 근본 실상을 확연히 밝히고, 참다운 자기를 발견하고 영원한 이상세계인 불국정토를 이룩하는 가르침이 아니고서는, 아예 찾아볼 길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불교라 할지라도 편협하게 어느 종파나 문중등에 집착하여, 원융무애한 중도사상인 정통불법을 외면하고서는 소용돌이치는 현대사회의 혼탁한 물결을 맑힐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소상히 밝히신 바, 우주의 일체 만유는, 바로 진리자체인 진여불성이 스스로의 인연 따라 생성하고, 또한 인연 따라 소멸하는 이른바 연기법의 영원한 일대행상(一大行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불교의 연기법의 도리는 가장 근원적이고 철저하게 인과의 도리를 밝힌 진정한 과학이며, 물질과 정신의 근본실상과 그 존엄성을 여실하게 도파(道破)한 가장 궁극적이고 보편적인 철학이며, 영원한 행복을 원만하게 성취하는 진정한 종교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불교는 종교인 동시에 철학이요 과학이기 때문에, 유사이래 동서양의 모든 문화현상은 필경, 인과필연으로 바로 진리자체인 불교로 회구하여 돌아오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불교인의 자랑과 환희와 피할 수 없는 무거운 역사적 사명이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오늘 우리 불교가 서야 할 좌표는 이미 부처님께서 밝히시고 역대 성현들이 극명히 천명하신 바, 원통무애한 정통불법이 아니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불교의 구제대상은 어느 특정 계층만이 아닌 모든 국민이며 세계 모든 민족이며 유정무정의 일체 중생인 것입니다.


  또한 현대인이 사뭇 절규하여 마지않는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평등도 불교의 근본진리이자 바로 우주의 대법칙이기도 한 연기법에 입각하여 그에 따른 무아(無我) 무소유(無所有)의 보살행의 실천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근원적인 통찰과 의식의 개혁이 없이 다만 피상적으로 현실사회의 구조적인 모순만을 제거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한, 우리 인간은 혼란과 분열의 수렁에서 영구히 헤어날 기약은 없을 것입니다.


  혼탁한 탁류를 맑히려면 먼저 그 근원을 다스려야 하듯이, 우리들이 가장 보편적이고 궁극적인 불교 인생관을 확립하고 그에 따른 도덕적 실천에 노력한다면, 인류사회의 모든 병폐와 불행은 그 자취를 감추고 마치 먼동이 터올 때 어둠이 사라지듯 진정한 자유와 평등의 복지사회의 여명이 찬연히 밝아오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금륜회 법우 여러분!

 그리고 동참하신 사부대중 여러분!


 영생불멸하는 진여불성인 금강륜 곧 금륜이란 영겁을 통하여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 구르고 굴러서 파사현정하는 진리의 수레바퀴 곧, 삼세 모든 부처님의 법륜인 것 입니다.


  여러 법우들께서는 금륜회의 명의(名義) 그대로 금강불괴의 평등대비를 견지하시고, 인생고해에 시달리는 모든 중생의 자유와 평등과 상호간의 관용과 타협과 영생의 복락을 위하여, 순교적인 선구자가 되실 것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이 축복된 금륜회의 개관법회는 바로 대 광주의 우람하고 장엄한 불교회관의 창립으로 직결될 것을 확신하고 축도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문자 그대로 빛나는 고을, 우리 광주가 자비와 지혜 광명을 온 누리에 홍포(弘布)하는 거룩한 진리의 도읍이 될 것을 합장 기원하며 산승의 축사를 가름합니다.


나무본사석가모니불!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불기 2503년 12월 10일 광주금륜회관 개관법회에 보내신 축하 법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