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자知歸子라는 이가 정토수행을 하는 선도화상에게 물었다.
「세상에 가장 큰 일은 죽고 사는 일을 뛰어 넘는 것은 없습니다. 한번 숨이 들이 쉬었다 다시 오지 않으면, 이에 다음 생이 되어 버리니 한 생각 잘못 되면 문득 윤회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어릴 적부터 가르침을 받아 염불로 왕생하는 법에 대해서는 그 이치를 비록 밝혔으나, 병들어 죽음에 이르는 때가 되면 마음이 산란할 것을 두려워하고 아울러 집안사람들이 정념正念을 흔들어 염불하는 것을 잃을까 염려되오니 엎드려 바라오니, 거듭 돌아갈 방법을 보여 주시어 윤회에 빠지는 고통을 벗어나게 하여주소서.」 라고 하였다.
선도화상이 대답하여 말했다.
「기특하십니다. 당신의 질문은 중요한 것입니다. 대개 사람들이 임종을 맞이할 때에 정토에 왕생하고자 하면, 미리 준비하여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기를 탐하지 않으며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여야 합니다. ‘나의 현재 몸은 고통이 많고 깨끗하지 못하여 악업으로 갖가지에 얽혀 있으니, 이 더러운 몸을 버리면 곧 정토에 왕생한다. 저 곳에서 무량한 즐거움을 얻어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어 고통을 멀리하여 해탈할 것이다. 이것이 뜻에 맞는 일이니, 헌 옷을 버리고 보배의 새 옷을 갈아입는 것과 같은 것이다.’ 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을 송두리째 놓아 버리고 삶에 대하여 탐하거나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병환이 있으면 고통의 정도를 막론하고 무상함을 생각하여 일심으로 죽음을 기다려야 합니다. 또한 가족들과 병문안 오는 사람들과 왕래하여 절하며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부탁하여 환자 앞에 와서는 오직 염불만 하고, 눈앞에서 한가하게 잡담을 하거나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말하지 말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말은 속절없어 재앙이 미치는 말이며 병을 악화시키는 말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가족들도 임종이 매우 가까워졌을 때는 눈물을 흘리거나 울음을 터뜨리지 말아야 합니다.
혹 정신을 산란하게 하여 염불하는 마음을 잃게 할 수 있으므로 다만 아미타불만을 생각하고 함께 고성으로 환자를 위하여 염불하고, 기운이 끊어지기를 지켜보고 기운이 다하여 마치는 때를 기다렸다가 비로소 곡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혹, 정토에 대하여 분명히 해설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주 와서 권할 것이니, 그런 도리가 가장 아름다운 것입니다. 만약 이와 같이 한다면 천만 명이라도 왕생한다는데 반드시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은 분명하고 긴요하며 절실한 뜻이니, 마땅히 믿고 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 선도화상〈임종정념결臨終正念訣〉
* 하루 중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잠들기 전이고, 일생 중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임종 순간이다. 고승들께서 한평생 열심히 염불을 했어도 임종 순간에 정념(正念)이 흐르러지면 극락왕생이 힘들다고 누누이 말씀하신다. 특히, 망자를 위해 주변 사람이 함께 염불해주는 조념(助念) 염불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다.
* 지귀자(知歸子) : 중국 명나라 석무온(釋無慍)스님이 쓴 〈산암잡록〉에 보면 「온일관(溫日觀)이라는 자는 알 수 없는 인물이다. 그의 아호는 지귀자(知歸子)이며, 어려서 서당에서 공부한 후 선림(禪林)에 들어왔다. 얽매임 없는 천성으로 도를 즐기며 작은 예절에 구애받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정토에 매어두고 경황 중에라도 잠시를 잊어본 적이 없었다.」 라고 하였다.
* 서산대사는 〈선가귀감〉에서 「몸에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있고, 법계에는 성주괴공(成住壞空)이 있으며, 마음에는 생주이멸(生住異滅)이 있다.」 라고 하였다.
* 남회근 선생은 임종시에 또는 숨이 끊어진 후에는 ①정념(正念)을 잃지 말고 ②어떤 경계(境界)가 보이든 상관하지 말며 ③어떤 유혹에도 이끌리지 말고 ④그 어떤 것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①부처님만 생각하거나 ②부처님 이름을 부르거나 ③부처님의 광명을 따라가라는 귀한 말씀을 주셨다. 이렇게 하면 다음 생(生)의 생명은 다라지거나, 극락에 왕생한다고 하였다.
* 《대품경(大品經)》에 「만일 어떤 사람이 산란한 마음으로 염불을 해도, 고(苦)를 여의고 그 복도 끝이 없을 것이다. 하물며 마음을 고요하게 집중해서 염불하면 어떠하겠는가. 일심분란에서부터 열 번의 염불 모두 극락에 왕생한다.」 라고 하였다.
* 유교경전인 〈춘추좌전(春秋左傳)〉에 「화(禍)와 복(福)은 문이 따로 없다. 오직 사람이 불러들일 뿐이다.」 라고 하였다.
* 노자(老子)는 「화(禍)는 복(福)에 의지하며, 복(福) 속에 화(禍)가 엎드려 있다.」 라고 하였고, 또 「하늘은 사사로운 친함이 없다. 언제나 착한 사람과 함께 한다.」 라고 하였다.
* 순자(荀子)는 「화(禍)와 복(福)은 함께 있다. 그것들이 어느 문으로 들어올지는 알 수 없다.」 라고 하였다.
* 회남자(淮南子)에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피할 수 있으나, 스스로 만든 재앙은 피할 수가 없다.」 라고 하였다.
인간은 사바세계의 애욕 소에서 홀로 태어나서 홀로 죽는 것이며, 홀로 가고 홀로 오는 것이다. 고통과 즐거움은 스스로가 감당하며 대신할 자가 없느니라. 선악은 변화가 아주 빨라, 태어나는 곳에 따라 다르며, 길이 달라 만나려고 해도 기약이 없느니라. 어찌 몸이 튼튼할 때 노력해서 선을 닦지 않고 무엇을 기다리려고 하는가.
- 《무량수경》
염불수행이 비록 숙세의 업장을 소멸시킨다고 하나, 정말 숙세의 악업을 소멸하려 한다면 반드시 숙세의 악업에 대하여 크게 부끄러워하고 눈물로 반성하여야 하며 그 악업으로 인하여 미래세에 엄청난 악보를 받을 것에 대하여 두려워하여야 하오. 그리고 다시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손상케 하려는 중생의 마음을 돌려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보살행을 행하여야 하오. 그런즉 숙세의 악업이든 현세에 지은 악업이든 그 모든 악업이 이러한 大보리심 가운 계시는 부처님 명호가 지닌 광명에 의지하여 깨끗하게 소멸된다오.
- 인광대사
'염불수행자료 > 염불수행대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6. 정토법문(138) (0) | 2017.10.26 |
---|---|
6. 정토법문(137) (0) | 2017.10.19 |
6. 정토법문(135) (0) | 2017.09.30 |
6. 정토법문(134) (0) | 2017.09.21 |
6. 정토법문(133) (0) | 2017.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