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조(返照)5.
어느 분이 목재소에서 하시는 일이 원목을 선별하는 일입니다. 보통 기술자들은 원목을 기계에 올려놓고 잘라보고 어떤 용도에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이 분은 안목이 열려 기계에 올리기 전에 원목 속을 알고 용도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기술자보다 이 분이 봉급을 몇 배를 더 받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과 노력을 단축 할 수 있기에 몇 배를 더 주어도 계산이 맞는 것입니다. 그 분 아들이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아버지를 보채며 방법을 전수해 달라면 아버지는 하시는 말씀이 늘
‘스스로 터득하라.’ 하였다 합니다.
염불 좀 한다 하니 찾아와서 묻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저 역시 숙명통이 열린 사람도 아니고 더 더욱이 도(道)를 이룬 사람도 아니고 다만 ‘열심히 산다.’ 정도인데 제가 무슨 찾아오신 분의 안목을 열어 주겠습니까?
저도 그렇게 말합니다.
‘이 길은 무소의 외뿔처럼 혼자서 가는 길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라’
비유하자면 암벽을 타는 등산가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핀을 박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올라가듯이 제가 그 동안 많은 책을 읽고 들은 것은 ‘참고사항’ 일 뿐입니다. 제 스스로 이론과 행법을 결정한 것이고, 제가 ‘미타행자의 편지’에서 말씀드리는 것도 읽으시는 분들께 참고사항이 될 뿐, 절대적인 것은 없고 거기서 옥석을 가리고 버리고 취하는 것은 스스로가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두드려보고 만져보고 실행해보고 앞서 가신 분들을 바라보고 사유(思惟)하고 사람에 속거나 의지하지 말고 자신만의 살림살이를 만들어서 오직 부처님만 바라보며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업을 녹이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며, ‘남이 장에 가니 따라간다.’ 식의 부처님 공부는 아무런 비전이 없습니다. 요즘 말로 짝퉁 이는 짝퉁이로 끝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이 길은 누가 대신하여주는 것은 없습니다.’
그것만은 진실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사족(蛇足)을 단다면 염불 많이 하는 것 밖에 비결이 없습니다.
‘환골탈태(換骨奪胎)할 때 까지’ 하시면 스스로 다 알게 됩겠지요.
나무아미타불
* 무주선원 귤. 올 해도 풀이나 몇 번 깎아주었을 뿐인데 가뭄에도 무심하게 잘 자랐어요. 찬바람과 함께 익어가겠지요